[기자수첩] 지독한 ‘치킨 전쟁’, 승자는 없다

김시우 / 기사승인 : 2021-11-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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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시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477개로 전년 438개 대비 8.9% 증가했다. 가맹점 수는 2019년 기준 2만5471개로 전년 2만5188개 대비 1.1% 늘었다.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교촌에프앤비과 bhc의 연 매출은 지난해 4000억원을 돌파했고 여러 업체가 전년 대비 매출, 영업이익이 올랐다.


가맹점 수가 늘어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치킨이 그만큼 한국인이 많이 주문하는 음식이라는 점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다. 치킨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배달 음식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오랜 기간 ‘소울푸드(Soul Food)’, ‘국민 간식’으로써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점유율 확보를 위한 선두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여타 산업군처럼 각 치킨 업체는 기존에 없었던 신제품 출시와 협업에서 넓게는 신사업까지 단행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 경쟁을 넘어 ‘원색적 비방전’으로까지 번진 업체들이 있다. 바로 bhc와 제너시스BBQ다. 이들 업체는 8년째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한 식구였던 두 회사가 갈등의 골이 생기기 시작한 건 bhc가 BBQ로부터 독립하면서부터다.


BBQ는 경영상 이유로 자회사였던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사인 로하틴(당시 CVCI)에 1150억원에 매각했는데, bhc가 국제상공회의소(ICC)에 BBQ를 제소하면서 둘 사이는 걷잡을 수 없이 틀어졌다.


제소 이유는 계약서에 적힌 가맹점 숫자와 실제 숫자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ICC는 2017년 BBQ에 9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ICC의 판정은 bhc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매듭지었지만 현재까지 진행 중인 치열한 법적공방에 도화선이 됐다. BBQ가 제기한 소송과 고소의 대부분은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한 것들이다.


BBQ는 2013년 bhc 연구소장을 영업비밀 침해로 고소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박현종 회장 외 많게는 40명에 이르는 bhc 임직원을 대상으로 영업비밀 침해 관련해 5건을 고소했고 기각, 항고, 소송, 패소를 거듭했다.


최근에는 bhc가 BBQ 마케팅 업무 대행사 대표 A씨와 및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bhc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7년 4월 파워블로거를 모집해 bhc치킨에 대해 사실과 다른 비방글을 작성하도록 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처벌을 받았다.


bhc치킨은 A씨가 bhc치킨에 대한 비방글을 유포한 것이 윤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bhc가 이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내자 BBQ도 반격에 나섰다.


BBQ는 “bhc는 A씨의 불법행위의 배후에 마치 BBQ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나 2019년 6월 검찰 조사에서 BBQ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bhc가 주장하는 핸드폰 기지국 위치 등도 모두 조사를 거쳐 관련 없음이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올해 나온 판결에서 모두 bhc가 승소하며 지금까지는 bhc가 승기를 잡아가는 분위기지만 두 기업의 끝나지 않는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에 리스크가 있는 만큼 ‘치킨 전쟁’에 승자는 없다. 공방전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두 회사와 가맹점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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