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첫 날’…기업들, 열공·움츠리기 '백태’

여용준, 조은지 / 기사승인 : 2016-09-28 16: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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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교육 강화…“첫 케이스 되지 않아야” 대세
▲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첫 날인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교보문고에 청탁금지법을 알기 쉽게 풀이한 서적들이 출시 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요식업계 “피해 막심” vs “타격 적다”
대리운전·화원·골프 등 업계 ‘초긴장“


[토요경제=여용준, 조은지 기자]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된 28일, 기업과 관련 기관 등은 법 해석을 두고 혼란이 분분한 가운데 ‘첫 케이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 잔뜩 움츠린 분위기였다.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대기업 홍보파트 임원들은 10월 이후 저녁 약속을 될 수 있으면 잡지 않고, 주말 골프 약속도 대부분 취소하는 모양새다.


김영란법 시행 이전부터 초청강사 교육 등으로 대비를 해왔지만 사실상 몸을 움츠리는게 상책이라고 생각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지난 21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에서 법무팀으로부터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라 앞으로 식사하거나 선물할 때 달라지는 점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삼성의 한 관계자는 “개별 케이스별로 전부 해석을 내릴 순 없기 때문에 ‘정답이 없다는 게 정답’이란 말도 있다”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LG전자는 임직원들에게 사내 온라인교육시스템 ‘러닝넷’에 접속해 권익위가 안내하는 사례를 ‘반복 학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서울, 구미, 파주 전 사업장에서 임원부터 반장까지 대상으로 한 전파교육을 총 10회나 열 예정이다.


SK그룹 각 계열사는 지난달 회사별로 매뉴얼을 배포하고 김영란법 저촉 사례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동영상을 배포했다.


또 지휘본부 격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지난 8월 대형로펌 변호사를 연사로 초청해 세미나를 열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첫 시범케이스로 걸리지 않게 법을 준수하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모호한 측면이 많은 법이지만 위반 사례들이 쌓이면 모호한 부분이 점점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김영란법을 우회할 방법이 있는지 검토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우회로는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법을 준수하면서 가자는 게 전반적인 지침이며 당분간 권익위에서 배포한 매뉴얼을 보면서 대응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3·5·10’으로 대표되는 지침이 있지 않냐”며 “그 규정 안에서 업무를 진행하도록 임직원들에게 주지를 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관공서나 대기업 주변 식당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종로의 한 한정식집은 “저녁에 주로 1인분에 4만~5만원대 주안상을 찾는 손님들이 많은데 10월엔 예약이 체감상 40% 이상 줄어든 것 같다”며 “메뉴 단가 등을 고민 중이긴 한데 일단 법 시행 이후 상황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의 중식당 관계자는 “이맘때 쯤 되면 통상 10월 중순 전까지 예약이 들어와야 정상인데 올해는 예약이 거의 0건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큰 타격이 없다”고 전하는 음식점들도 상당수 있었다.


정부서울청사가 위치한 광화문 주변 한 음식점은 “첫날이라 그런지 예약은 큰 변동이 없다”며 “김영란 메뉴(1인 3만원)를 따로 만들었고 주중에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나 기업인들이 많이 먹겠지만 가족모임이나 돌잔치처럼 아닌 경우도 많다”면서 “3만원에 맞게 메뉴를 내놔야 하기 때문에 타격이 없진 않겠지만 크게 문제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광화문의 다른 음식점은 “가족단위나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서 큰 타격은 없다”며 “김영란 메뉴는 따로 만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밖에 골프장 관계자는 “가을이면 부킹해달라는 부탁 전화를 자주 받곤 했지만, 올해는 김영란법의 영향 때문인지 그런 문의가 없었다”며 “무난하게 부킹이 이뤄지는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면 다른 점”이라고 전했다.


또 강남의 한 유흥주점 업주는 “접대 손님의 비중이 많지 않아서 큰 타격은 없지만 손님들도 대체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리운전이나 화원 등 관련 업계에서는 피해가 드러나거나 우려하는 분위기다.


문상섭 한국화원협회장은 ”우선은 화훼인들이 선물 비용 5만원, 경조사 비용 10만원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동시에 국회나 정부에 선물, 경조사 비용한도를 완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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