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정밀진단 없이도 보험금 지급 결정…보험사 '반발'

이명진 / 기사승인 : 2016-11-03 21: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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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 “뇌혈관질환 아닌 심장병 악화 가능성 높아”…분쟁조정위 "조정결정일 뿐"

▲ 한화손보에 가입한 A씨 사례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토요경제=이명진 기자]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3일 피보험자가 갑작스레 사망했을 때 정밀진단 없이도 보험금 지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정결정’이 나왔으나 해당 보험사인 한화손보가 이를 거절했다.


그동안 보험사는 가입자가 관련 질환으로 진단 또는 치료받은 사실이 없을 경우 유족에게 전달되는 보험금 지급을 꺼려왔다. 사례의 A씨도 생존 시 뇌혈관질환에 대한 진단 및 치료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해당 보험사인 한화손보로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했다.


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 관계자는 토요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조정결정’일 뿐, 법적 강제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급결정은 소비자와 사측, 양당사자의 합의로 이뤄지는 사항으로 이 중 어느 한쪽이 거절했을 시 이뤄질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70% 정도가 합의에 의한 보험금 지급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한화손보 사례처럼 양당사자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지원이 불가한 상황이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화손보 측은 “사망한 A씨의 경우 생존 시 협심증으로 인한 치료 기록으로 말미암아 이는 뇌혈관질환이 아닌 심장병 악화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해 보험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축했다.


A씨는 생존 시 혈액종양과 협심증 두 가지 질병을 앓고 있었다. 그 중 혈액종양은 치료과정에서 뇌출혈이 동반돼 사망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사측의 주장대로 심장병 악화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사망 당시 응급실에서 검사한 혈소판 수치를 가늠해 볼 때 뇌병변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해당 주치의들 소견이다.


또 A씨의 경우 뇌혈관질환 증상에 대한 의무기록이 주로 유족 진술에 의해 작성됐다고는 하지만 돌연사의 경우 다른 증빙 자료를 갖추기 어렵고, 이송 중 급격히 무호흡 상태로 전이돼 담당의가 급성 뇌혈관질환으로 사인을 추정한 점 등을 미뤄 볼 때 사측은 이를 뇌혈관질환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게 위원회 측 주장이다.


실제 2011년, 이번 한화손보 사례와 유사 사건에서 사측의 조정지급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 것으로 밝혀져 이번 사건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로써 위원회의 이번 조정결정은 기존 관행에 대한 제동을 걸고 개선 필요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지만 반면 확실한 법적 실효성이 존재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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