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안방보험, 알리안츠 35억에 인수…시장 예상가 100분의 1

김재화 / 기사승인 : 2016-04-07 11: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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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당기순손실 873억
재정악화·자본잠식 등 추정
다른 생보사 매각에도 영향


[토요경제신문=김재화 기자] 안방보험에 인수되는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이 시장 예상가의 100분의 1 수준인 35억원에 팔린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안방보험에 따르면 안방보험과 알리안츠생명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300만달러의 가격에 합의했다.


300만달러는 원화로 약 34억8000만원 수준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2000억~3000억원의 1000분의 1 수준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물러나는 이유는 알리안츠 한국법인을 세우고 확장하는 데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했으나 투자금을 다 까먹고 최근 2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당장 알리안츠생명의 재무상황이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좋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8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알리안츠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지난해까지 2억4400만유로(약 321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자본잠식 상태여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9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15조7000억원으로 총자산에서 차감하면 1조원이 남는다”며 “최소 지급여력 유보치의 1.8배로 자본잠식 상태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생명보험업계가 2020년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새 기준에서는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을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해야 하는데 과거 고금리 시절 금리확정형 장기상품을 많이 판매한 생명보험사일수록 추가로 자본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 실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낮은 가격에 매각이 이뤄진 만큼 독일 알리안츠그룹의 사정에 따른 결정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너무 낮은 가격이라 알리안츠생명만의 문제로 산정이 이뤄졌을 것 같지는 않다”며 “알리안츠그룹이 아시아 지역의 영업을 재조정하는 등의 전체 전략을 짜는 차원에서 낮은 가격에라도 팔고 가려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알리안츠생명이 낮은 가격에 매각되며 앞으로 진행될 생명보험사들의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ING생명과 PCA생명, KDB생명 등이 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NG생명만 해도 매각가가 2조5000억원 안팎이 되리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알리안츠생명의 가격이 너무 낮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중국 자본이 국내에 들어옴으로써 인수합병 시장에서 우리 보험사들의 가치가 높아지리라 기대했는데 반대 상황이 되고 있어 당혹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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