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정종진 기자] 교보생명과 ING생명이 상반된 보유 채권 용도변경 전략을 펴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모두 매도가능으로 분류된 보유 채권 21조2000억원 중 10조원 가량을 최근 만기보유로 재분류했다. 지난 2015년 만기보유채권 4조6000억원을 매도가능으로 바꾼 후 3년만의 용도변경한 것이다. 한번 채권을 재분류하면 3년간 재분류가 금지된다.
ING생명이 보유 채권을 만기보유로 돌린 것은 금리 인상과 맞물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만기보유채권은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평가하지만 매도가능채권은 분기별로 시장가치로 평가해 평가손익이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가격이 올라 매도가능채권 비중이 클 경우 평가이익이 발생하지만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내려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채권평가손실은 자본 감소로 이어져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시장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보험사의 채권평가 손실이 19조1000억원 발생하고, RBC 비율은 88.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0년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보험사는 채권평가이익을 보기 위해 매도가능채권을 대거 늘려왔다. 이에 보험업계 보유 채권중 매도가능채권 비중은 2013년 말 68.6%에서 2016년 말 72.1%로 상승했다.
ING생명도 2015년 매도가능채권 재분류로 1조5000억원 규모의 평가이익을 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가 통화정책의 정상화 기조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매도가능채권의 비중을 줄여야 RBC 비율의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셈이다.
ING생명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RBC 비율이 502%로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보유 채권이 모두 매도가능으로 분류된 점은 부담될 수 있다.
ING생명 관계자는 "금리에 따른 변동성 관리를 위해 보유 채권의 절반가량을 만기보유로 재분류했다"고 말했다.
반면 교보생명은 이와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만기보유채권 29조7000억원어치를 매도가능으로 변경한 것이다.이에 따라 전체 보유 채권 44조3000억원어치가 매도가능채권이 됐다.
금리 상승기에 매도가능채권을 들고 있는 것은 불리하지만 교보생명은 다른 이점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신지급여력제도(K-ICS)에서 금리리스크를 축소하려면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잔존만기) 갭(차이)을 줄여야 한다.
보험부채(보험계약에 따라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는 30년 후에나 줘야 하지만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로 굴리는 채권의 만기는 10~15년으로 짧다.
이 자산과 부채간 듀레이션 갭이 클수록 RBC 비율은 떨어진다.
교보생명은 보유 채권을 모두 매도가능으로 변경함으로써 실제로 채권을 매각하고 만기가 긴 채권을 재매입해 자산의 듀레이션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자산-부채간 듀레이션 갭이 줄어 RBC 비율이 개선된다.
교보생명은 최근 매도가능채권 재분류로 평가이익 1조7000억원이 발생한 덕분에 향후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을 어느 정도 감내할 여력이 있다.
이에 채권평가이익으로 RBC 비율이 40%포인트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교보생명의 RBC 비율은 255%로, 채권평가이익 효과를 더해지면 300%에 육박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매도가능채권 재분류로 금리가 오르면 손해를 볼 수 있지만 만기가 긴 자산 비중을 확대해 금리리스크를 줄이는 데 따른 이익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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