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패소 지분 부담…車 산업 전반적 부진 '악영향'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현대자동차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내수·해외경기 동반 부진, 노조 파업 등 잇따른 '악재'를 만나 신음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업체 전반에 걸친 것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무역적자의 주범으로 자동차와 철강을 강조해 업계를 긴장하게 했다. 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서도 자동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미국은 FTA 개정 협상에서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부과 시한을 2021년에서 2041년까지 연장하고 미국 안전기준 충족 차량의 한국 수입 허용 물량을 2만5000대에서 5만 대로 늘리는 등의 이익을 챙겼다. 우리 기업으로서는 픽업트럭의 수출이 어려워진데다 내수시장의 수입차 비중도 더 높아지게 된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수출 비중이 낮은 픽업트럭을 내준 게 다행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현대차 노조는 이를‘굴욕적인 협상’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북미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이었던 픽업트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진 셈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2017년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 1720만 대의 25%인 430만 대를 차지하는 픽업트럭 시장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먹거리이자 미국시장의 블루오션이라 판단하고 픽업트럭의 국내 생산을 지난 수년간 주장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픽업트럭에 대한 미국 관세 철폐 시점을 개악한 데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정부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완성사와 협력부품사 노동자에게 사과하고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발전 전망과 대책을 조속히 세울 것”을 촉구했다.
여기에 매년 이어지는 임금협상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사태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 사태로 자동차 업계의 악재가 깊어지는 상황에서 노조와의 임금협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임금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임금 협상은 기본급 5만8000원 임금 인상, 성과금 300%와 일시금 280만 원 지급, 중소기업 제품 구매 때 20만 포인트 지원과 전통시장상품권 20만 원 지급, 해고자 1명 복직 등의 내용이 포함됐었다.
올해 협상에서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큰폭의 임금 인상이 예상돼 사측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9% 감소한 4조5747억 원에 그친데다 올해도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를 남겨 교섭이 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 노사는 2017년 임금 협상을 9개월이나 끌다가 해를 넘겨 올해 1월에 마쳤으며 이 기간동안 노조는 24차례의 파업을 진행했다. 파업 기간 동안 현대차는 7만6900여 대, 1조6200억 원의 생산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압박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아차와 노조간의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법원이 노조의 일부 승소 판결로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노조 측이 요구한 정기상여금과 중식대, 일비 가운데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사측은 상여금과 중식대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및 연차수당의 미지급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기아차는 사실상 1조 원 가까운 금액을 노조 측에 지급해야 한다.
기아차는 지난해 3분기 영업실적에 이 같은 내용이 반영돼 영업손실 4480억 원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기아차의 지분 33.9%를 보유한 현대차 역시 지분법에 따른 평가손실이 반영돼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93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1%나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7% 늘었으나 업계에서는 이를 파업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