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개선 가속도…남은 과제는?

여용준 / 기사승인 : 2018-04-11 14: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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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삼성물산 지분 매각 순환출자 추가 해소…남은 고리 '4개'
금융계열 삼성전자 지분 매각, 30조 규모…이재용 부회장 지배력 강화될수도
▲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삼성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추가로 해소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금산분리를 비롯해 앞으로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처분 명령을 받은 삼성물산 주식 404만2758주(2.11%)를 매각한다.

주식 매각이 성사되면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 3개가 해소돼 전체 7개 중 4개만 남게 된다.

삼성은 남은 4개의 순환출자 고리도 조만간 해소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남은 4개의 순환출자 고리 역시 해소하기로 원칙을 세웠다”며 “시기와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업계는 삼성이 앞으로 남은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가진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에 남은 4개의 순환출자 고리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이다. 공통적으로 삼성물산과 이어진 고리가 삼성전기와 삼성화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순환출자 해소와 함께 삼성의 전반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금산분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삼성그룹의 경우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문제는 결국 삼성생명, 즉 보험 계열회사의 고객 돈을 이용해서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금산분리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금산분리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8.19%와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1.43% 등 약 30조 원어치에 이르는 주식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복잡한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종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증권가와 재계에서는 삼성의 금융계열회사가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자금력을 갖춘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매입설을 부인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이 전자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의 지분 4.08%를 통해 지배력을 갖춰왔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08%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삼성물산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은 삼성생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지분을 인수할 경우 삼성물산은 전자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되고 이 부회장의 영향력 또한 더욱 커지는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서 삼성전자 등을 매입하는 명분은 충분히 있다”며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를 소유하고 있어 이 주식을 전자에 팔고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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