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뇌물공여' 무엇이 운명 갈랐나

여용준 / 기사승인 : 2018-02-22 15: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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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항소심서 집유 받고 풀려나…신동빈, 징역 2년6개월 '법정구속'
삼성 '묵시적 청탁' 항소심서 인정 안 돼…롯데 '면세점 특허' 부정한 청탁 인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풀려났지만 신동빈 롯데 회장은 그러지 못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뇌물공여’라는 혐의를 두고 법원은 두 오너에 대한 다른 결론을 내렸다.


지난 13일 법원은 신동빈 회장에 대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신 회장은 최순실씨가 소유한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70억원이 뇌물로 인정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 돈이 박 전 대통령의 강요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제3자 뇌물공여에도 해당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월드타워 면세점이 특허심사 탈락하는 사건 경험한 다음 특허 취득 절실했던 신 회장의 입장에서 통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충분히 짐작 간다”고 밝혔다. 다만 “뇌물공여 범행은 면세점 운영하거나 특허 취득하려는 경쟁 기업은 물론이고 정당 경쟁 통해 노력하는 자들의 허탈감 주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가 지배한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에 출연한 16억2800만원을 무죄로 판단한 것이 감형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에 건넨 204억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제공한 마필과 차량 등에 대해서도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단 무상으로 사용한 부분은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입장에서 삼성의 승마지원이 종료될 무렵 마필 소유권을 넘겨준다고 생각했고 이에 따라 마필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안을 협상했다는 점은 마필 소유권이 여전히 삼성에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마필 구입대금을 뇌물로 정했다는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고 다만 마필 사용이익이 제공된 것으로 보여 마필 무상사용을 뇌물로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뇌물공여죄에 한해 두 오너의 운명을 갈랐던 지점은 청탁 현안의 구체성 여부였다. 박영수 특검팀은 이 부회장은 경영승계와 관련해,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와 관련해 청탁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을 담당한 재판부는 “승계작업은 명확하게 관련 증거에 의해 합리적 의심없이 인정돼야 한다”며 “특검 주장처럼 이재용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바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검의 주장대로 포괄적 현안으로 승계작업을 추진했다고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전제로 박 전 대통령이 인식했다거나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영재스포츠센터 등을 지원한다는 묵시적 양해나 묵시적 청탁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 측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받은 상당 부분에 대해 무죄로 인정받았으나 일부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신 회장의 1심 재판부는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롯데는 호텔롯데를 통한 지주사 전환을 그룹 역점 현안으로 두고 있던 만큼 면세점 사업 특허를 다시 얻어야 했다. 재판부는 신 회장은 이를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논의했으며 안 전 수석의 보고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롯데의 현안으로 인식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롯데는 신 회장의 1심 판결문 내용을 법무팀과 담당 변호인이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재계에서는 롯데가 항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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