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현대에 사용하는 낙하산은 1912년 러시아 출신 과학자 그레브 코텔니코프에 의해 개발됐다. 이후 2차 세계대전에서 공수부대가 창설되자 낙하산의 군용 활용도는 증가했다. 개발이 진전되며 사용자가 직접 조작해 낙하산을 펼칠 수 있는 수동기능이 포함됐고 현재 사용하는 낙하산에 가까워졌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낙하산의 간략한 근현대사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또다른 의미의 낙하산, 즉 기존의 조직계통을 무시하고 연줄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낙하산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조짐을 보인다. 바로 한국증권금융에서다.
지난달 27일 한국증권금융은 김대식 전 대한전선 상무보를 상임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상임이사의 선임은 같은 날 여의도 호텔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정해졌다. 김 상임이사의 임기는 이달 6일부터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새로운 임원이 선임되는 자연스러운 이야기지만 김 상임이사에게는 한가지 꼬리표가 붙어있다.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이라는 꼬리표다.
꼬리표 문제는 전 박근혜 정권에서도 있었다. 조인근 현 상근감사는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출신이었다. 당시, 조 감사의 선임을 놓고 ‘모피아’가 아니냐며 한국증권금융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해명을 하기도 했다. 모피아는 재무부 출신의 인사를 지칭하는 말로 재무부(Mof)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다.
한국증권금융은 그동안 금융기관 출신 모피아의 낙하지점으로 쓰여왔다. 역대 주요 임원들인 김영 전 사장, 박재식 전사장이 모두 재정경재부를 거쳤으며 정지원 사장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이다. 김희락, 김회구 전 상근감사위원은 대통령비서실, 안자옥 전 부사장은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다.
증권금융은 국내 유일의 증권금융전담회사로 금융투자업자에 자금을 대출해주거나 투자자예탁금을 맡아 운용한다. 국내유일이면서 공적 업무성향을 갖고 있지만 공공기관으로 분류되지 않아 그동안 무수한 모피아들이 낙하산을 펼치고 이곳으로 착륙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정권에서 전 정권들이 해온 방식으로 김대식 상임이사에게 낙하산을 입혀주고 있다. 특히 ‘적폐세력 청산’을 내세워 지지기반을 획득한 문재인정권에서 보은인사 사례가 나오는 것은 이전 정권과 같은 전철을 밟으며 적폐를 답습했다는 역사를 남길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증권금융이 모피아의 낙하지점에 더불어 대선캠프의 보은인사처로 캠피아(대선캠프+마피아) 인사처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아닐까.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하지만 잘못된 역사는 결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적폐청산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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