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공행진’ 강남아파트, 규제만 능사인가

송현섭 / 기사승인 : 2018-01-15 16: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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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정부가 고강도 주택담보대출 규제 시행과 세제 개편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 안정화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 없이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서울 강북은 물론 강남권 인근 신도시까지 들썩이는 양상이고 정부가 서민과 취약계층 주거복지를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100만호 건설은 당장 어찌 진행될지 잘 모르겠다.


특히 강남권에 고가의 아파트를 소유한 다주택자를 겨냥해 남발한 규제들이 마치 부메랑으로 되돌아와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이 시민들로부터 비난세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쯤 돼도 김동연 부총리는 여전히 최근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은 다주택자 내지 부동산 투기세력 때문이라고 탓만 하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시대착오적 관점이란 생각이 든다.


문제는 아파트 시장에서 물량의 수급상황이다. 대부분 언론은 지난해부터 서울에 아파트 공급이 10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져 품귀현상이 발생할 것을 경고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뒤 정부는 일부 시민단체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해 규제와 압박카드를 잇따라 내놨다.


과연 어떤 정책이념과 목표가 있는지 불분명하지만 정부는 일괄적이고 순차적으로 금융권 대출규제를 밀어붙였다. 다음에는 세제를 개편해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를 쌍으로 정비, 주택보유자를 압박하고 취약계층 주거복지를 위해서라며 관계기관 등에 주택을 팔 것을 종용했다.


임기 5년 정부가 10년 넘게 내다보는 정책이라며 내놓은 계획이 시장메커니즘의 기본도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이면 수십년 부동산 정책들의 실패를 봐왔던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아파트건 다른 상품이건 수요에 맞춰 공급해야 가격이 안정된다고 본다. 과거 공중전화가 많이 부족할 때 통화를 오래한다고 뒤에서 흉기로 사람을 살해하는 사건이 종종 있었다.


지금이야 핸드폰 보급으로 공중전화가 있으나 마나한 시대가 됐지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전세난으로 자살이 속출하자 나온 것이 일산·분당·평촌·산본 등 수도권 4대 신도시와 100만호 건설이었고 이젠 전세가가 꽤 올라도 자살 소식은 듣기 힘들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면 공급자가 가격 결정권을 쥐게 된다. 반면 공급 과잉상태면 수요자가 가격 결정을 주도하게 된다. 물론 다른 목적을 갖고 제3자가 개입할 여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장가격 형성에 인위적인 개입은 또 다른 정책실패를 야기할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꼬박꼬박 세금 내고 대출금 갚으면서 2채 이상 주택을 소유한 사람조차 투기자란 오명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필자가 볼 때 우리나라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번 사람이 아닌 투기자나 탈세자, 도박꾼, 범죄자 등을 처벌하는데 법의 칼날은 엄정하며 매섭다.


물론 법을 위반하는 사람들이 주택이 주거용도가 아닌 투기대상으로 만드는 것에 찬성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데도 인위적으로 아파트 시장에 개입해 가격을 내리겠다는 정부 의도는 결국 시민들의 불신만 야기할 수 있다. 부동산 정책에는 그 만한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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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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