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시장 속도 못맞추는 당국…"제도 개선 시급"

유승열 / 기사승인 : 2018-03-05 16: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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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말 신탁 수탁고 600조 육박…금전신탁 비중 67% 차지
활성화시킨다던 금융위 제도개편안 오히려 축소 "제도적 지원 필요"
▲ <자료=금융투자협회>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국내 신탁시장이 600조 원에 육박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탁시장은 자산증식 목적의 상품에 치우쳐 있어 종합 자산 관리라는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탁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신탁시장은 작년 9월말 국내 신탁 수탁고(겸영사 기준) 593조2000억 원(금전 392조3000억 원, 재산 201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61조8000억 원 증가했다.

겸영사의 신탁 수탁고 중 금전신탁 비중이 67%를 차지했으며, 금전신탁 가운데는 특정금전신탁 비중이 96.1%로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재산신탁의 경우 금전채권신탁과 부동산신탁이 각각 82.3%, 17.7%로 주로 금전채권 추심을 위한 신탁이 대부분이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중수익 상품으로 각광을 받으며 특정금전신탁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작년 11월 기준 은행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퇴직연금 81조7000억 원(40.9%), MMT 59조7000억 원(29.9%), ELT 29조8000억 원(14.9%) 순이었다.

증권회사의 경우 정기예금형 71조4000억 원(39.3%), 채권형 69조1000억 원(38.0%), 퇴직연금 18조5000억 원(10.2%) 등이었다.

이 같은 신탁시장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기능은 다른 금융상품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신탁은 위탁자의 재산을 수탁자가 운용·관리·보관하는 종합재산관리 서비스다. 반면 국내시장은 수익성을 위한 특정금전신탁 중심으로 성장해 다양한 상품과 운용능력이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이 같은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년 금융위원회는 신탁업 활성화를 위해 '신탁업법' 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까지 신탁업법 제정 논의는 중단된 상황이다.

개정안은 수탁재산별 인가 단위를 기능별로 전환하고, 자기자본 등 진입 기준을 완화해 다양한 유형의 신탁업자가 진입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게 골자다. 또 수탁재산 범위 확대, 종합재산신탁 업무처리 기준 명확화 등 재산 일체를 하나의 신탁계약으로 관리·운용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오히려 금융위는 신탁업 개선 방침을 이전보다 축소했다.

2018년 금융위 업무계획에 따르면 신탁업 관련 항목은 전년 개편 계획에 비해 축소됐다.

올초 금융위가 발표한 업무계획 중 신탁업 관련 내용은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 내 특화금융사 출현을 통한 금융산업 경쟁 촉진 항목에 포함시킨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제도 개편으로 사실상 신탁 본연의 종합자산관리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경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신탁은 고객별로 상품구조의 설계가 가능하고 고령층에서 부의 이전 수단으로 활용 가능해,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신탁의 자산관리 기능의 활용도는 높다"며 "유언대용신탁 등의 상품이 고령층 개인에게는 종합자산관리 수단으로, 기업에는 가업승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신탁 본연의 기능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될 필요하다"며 "신탁이 맞춤형 자산관리 목적으로 관리·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탁재산의 공동기금 운용, 세제혜택, 홍보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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