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항공'에서 세상 내려다보는 갑질

정동진 / 기사승인 : 2018-06-27 16: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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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정동진 기자] 산 정상에 올라가서 밑을 내려다보면 모든 것이 작게 보인다. 등산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공자도 태산에 올라갔더니 천하가 조그맣게 보였다(登泰山而小天下·등태산이소천하)고 했다.

공자 시대에는 비행기가 없어서 태산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태산보다도 훨씬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그보다 더욱 작을 수밖에 없다. 집은 성냥갑, 사람은 개미보다도 더 하찮게 보이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대한항공 일가'가 어쩌면 세상을 그렇게 보고 있는 듯싶어지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지나치게 오랫동안 '항공'을 지배하다보니, 세상이 발아래처럼 보이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동안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은 한마디로 너무했다. 직원들 위에 군림할 정도가 아니라 직원들을 하찮게 취급하는 듯한 갑질이었다. 폭언을 일삼고, 발길질을 하는 따위의 동영상이 그랬다.

세상이 작게 보이니 사과를 해도 마지못해서 하는 사과가 되고 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사과가 그랬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관련된 갑질 의혹 해명 자료는 한술 더 뜨고 있다. '해명'이 아니라 '변명' 또는 '오리발'처럼 느껴지고 있다.

과거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태 이후 노하우가 생겼을 법도 했다. 그런데도 여전했다. 그 '진정성'까지 의심을 살 만했다. 해명을 접한 대한항공 직원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들이다.

'물 한 잔'에서 시작된 '갑질 폭로'에 '기름'까지 퍼부은 양상이 되고 말았다. 그 기름을 제거하지 않으면 대한항공 자체가 기우뚱거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해결 방법은 있다. '항공'에서 내려와 밑에서 세상을 다시 보는 방법이다. 그러면 손바닥만 하게 보였던 세상이 그보다 넓게 보일 것이다. 그동안의 갑질이 지나쳤다는 사실도 느낄 수 있다.

일가 전체가 내려오는 게 껄끄럽다면 '갑질의 달인'으로 등극한 3명이 비행기를 그만 타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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