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미국의 ‘철강왕’ 카네기가 젊은 시절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에 철도레일을 납품하려고 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경쟁기업만 헤아려도 여럿이나 되었다. 뭔가 특별한 작전이 필요했다.
카네기는 머리를 굴린 끝에 공장을 세우고 그 이름을 ‘톰슨철강’이라고 지었다. 철도회사의 사장 이름이 ‘톰슨’이었던 것이다. 톰슨은 같은 값이면 자기 이름이 붙은 레일을 구매하고 싶었다. 카네기는 납품에 성공할 수 있었다.
기업 이름이 잘못되면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 ‘미스에어(Misair)’라는 이집트 항공회사가 그랬다. 프랑스 사람들이 미스에어를 ‘비참하다’는 뜻을 가진 ‘미제르’라고 읽은 것이다. 그 바람에 미스에어는 프랑스에서는 장사를 하기 힘들었다. 회사 이름에서 비행기 사고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이브 생 로랑은 ‘오피움’이라는 향수를 내놓았다가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법률로 금지된 마약인 ‘아편’의 이름을 그대로 본떴다는 비난이었다.
장사를 잘하려면 카네기처럼 좋은 이름이 필요하다. 기업의 이름은 물론이고 상품 이름도 ‘짱’이어야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카네기가 ‘톰슨철강’을 세우지 않았더라면 납품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기업들은 그래서 이름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름을 지으려고 끙끙 앓기도 한다. 가끔 작명소를 찾을 때도 있다.
대한민국에서 이름 좋은 기업을 뽑자면, ‘대한항공’이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회사 명칭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어쩌면 회사 이름 덕분에 짭짤한 장사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이름이 부끄러워지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계열회사인 진에어의 공식 직책도 없이 내부 서류를 결재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기 때문이다. ‘갑질’로는 모자랐는지, 경영마저 멋대로 하고 있었던 셈이다.
구멍가게 비슷한 작은 기업이라도 그렇게 경영을 했다가는 야단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랬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
‘대한’ 이라는 이름을 달고 그런 식의 경영을 했다는 것은 나라 망신일 수도 있었다. 대한민국의 기업이 죄다 그런 식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고 오해라도 받을 경우, 여러 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만했다.
나라 망신을 피할 방법은 두 가지뿐이라고 생각된다. 하나는 조 회장 일가가 경영에서 손을 떼고 모두 물러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대한항공이라는 이름을 이번 기회에 바꿔버리는 방법이다.
마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한항공의 국적기 칭호를 박탈하라’는 청원도 올라온 상태라고 했다. 어떤 청원자는 “대한항공이 나라 국호인 ‘대한’을 달고 그 이름에 먹칠하는 작태를 도저히 지켜볼 수 없다”고 꼬집고 있었다. 기자도 이 청원에 공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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