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정책… 쌓이는 후유증

이정선 / 기사승인 : 2018-05-29 1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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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이 ‘왕창’ 오르면서 후유증이 속출하고 있다.

첫째, 높아진 최저임금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국민은 가격을 올린 품목이 너무 많아서 뭐가 얼마나 인상되었는지 제대로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오르지 않은 품목을 따져보는 게 쉬울 정도다. 가격을 올리는 이유는 한결같다.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적으로 흡수하려고 했지만, 불가피하게 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를 들먹거리게 될 것이라는 지적은 진작부터 나온 바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경우, 최저임금이 10% 인상될 경우 음식점과 숙박업 물가는 0.5~0.7% 오르고, 교육·보건서비스 물가도 0.4~0.5% 오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그 전망대로 물가에 날개가 붙은 것이다. 그 바람에 저소득층은 먹고살기가 더욱 빡빡해지고 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물가가 뛰면 그 효력은 ‘상쇄’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둘째, 높아진 최저임금이 고용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주로 영세업체들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용을 줄이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고용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통계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 증가폭이 3개월 연속 10만 명대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고용 쇼크’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셋째, 최저임금이 올랐다는데도 저소득층의 소득은 되레 줄어들고 말았다.

고용이 줄었는데 소득이 늘어날 재간은 없다.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128만67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나 줄어들었다는 통계청 통계다. 2003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라고 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가계의 명목소득은 1015만1700원으로 9.3%나 늘었다. ‘소득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진 것이다.

넷째, 노사가 모두 최저임금 인상폭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국론까지 갈라지고 있다. 어쩌면 가장 큰 후유증이다.

국회가 최저임금에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새로 포함시켜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노사 모두 불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사’측인 재계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가 아닌 ‘전부’를 포함시켰어야 좋았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노’측은 개정안 의결을 ‘날치기’라고 규정하며 ‘최저임금 개악 저지 총파업’을 경고하고 있다.

대학교수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5일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최저임금 상승이 고용을 소멸하게 할 뿐 아니라 고용 창출도 억제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또,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비용이 증가하게 되지만, 서비스업의 경우 이를 기술혁신으로 대응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었다.

나라 경제를 총괄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뒤늦게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이다.

김 부총리는 며칠 전 부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적절한 인상은 좋은 일이지만 시장 및 사업주의 수용성을 충분히 고려해서 목표 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밝히고 있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정부 목표가 ‘무리’임을 시인한 셈이다.

그렇다면, 정책 무리하게 밀어붙인 책임은 누가 질 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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