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사장님, 이러면 안되지. 이러면 누가 먹나, 대중의 입맛에 맞혀야지 자신의 입에 맞다고 다 맞나, 사장님 인테리어 개선하자 너무 오래됐어.”
경영 위기에 몰린 국내 외식업자(자영업자)들을 찾아 장사노하우를 알려주는 방송프로그램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인기다. ‘백종원 골목식당’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백종원의 리얼리티 독설 때문이다. 프로그램 너머 실제 식당업을 하는 사장들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하지만, 뼈아픈 충고를 해주는 몇 마디가 더 와 닿기 때문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프로그램은 힘든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외식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고자 만들어졌다. 시청을 하는 동안 적어도 프로그램의 취지는 나름 성공한 듯 보였다. 백종원과 티격태격한 사장님들은 몇회를 거듭하면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로그램 밖 실제 외식업자 사장님들도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공감을 느낄까? 인천의 한 치킨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32)는 “외식업계 자영업자입장에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 자괴감 느껴지고 기분이 안좋다”고 말했다.
박 씨는 “TV에서 보면 대부분의 자영업자·외식업자들이 불성실하다는 인식을 씌우기 마련인데, 사실 성실하고 장난안치고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자영업자들의 진짜 고민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박 씨가 말하는 진짜 고민이라는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미터’인 외식산업 경기지표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현실은 매우 절망적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570만명. 그들은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서”, “퇴직 후 할 게 없어서” 등의 이유로 ‘자영업’을 택했다.
하지만 어렵게 사업 밑천을 만들고자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야심찬 계획아래 식당업을 개업했으나 폐업하는 사례는 해마다 늘고 있다. 최근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전국 외식업체 28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은 전년대비 10.2%포인트 높은 87.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도소매업과 음식, 숙박업 등 자영업 4대 업종은 지난해 48만3985개가 새로 생기고 42만5203개가 문을 닫았다. 10곳이 열면 8.8곳은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이 중 음식업이 가장 심각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음식업종은 폐업률 3.1%, 창업률 2.8%로 8개 업종 중 창업과 폐업이 가장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률이 폐업률보다 앞서는 업종은 음식업종 뿐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자영업자들은 빚에 허덕이고 있다. 개입사업자 대출 잔액은 사장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302조1000억원)은 2월 이후 5개월 연속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 5월에는 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수치는 백종원과 같은 성공한 외식업 경영인이 나서서 자영업자를 구제하고자 경영코치를 한다 한들 전혀 근본적인 대책이 없으면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극심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많은 외식업체가 폐업, 전업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과연 이 같은 외식업을 부추기는 ‘TV프로그램의 취지가 옳은 것인가’에서도 방송사는 고민해야 할 문제다.
백종원이 자주 하는 말 중 “기본을 지키며 다시 시작하자”는 말이 있다. 그의 말이 지금 자영업자의 생계 현실에서 어떤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가를 묻는다. 이와 관련 한 기업컨설팅 전문가는 “정부는 기술력 있는 퇴직자들을 활용한 창업 지원을 펼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을 간구해 자영업에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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