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내수차별’…한국은 호구?

여용준 / 기사승인 : 2016-06-27 14: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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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AP연합뉴스>

폭스바겐, 독일·미국만 보상
국내서 소비자 소송 이어져
쉐보레, 에어백 북미와 차별
현대차, 논란 극복 역량 집중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자동차 업계의 ‘내수차별’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현대·기아차의 수출용과 내수용 품질이 달라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자동차 업계는 이제 쉐보레와 폭스바겐의 차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지난해 9월 디젤차 연비조작 사건으로 현재까지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24일 미국에서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고 관련해 피해보상금으로 11조6800억원을 내놨다.


또 22일(현지시간)에는 독일 폭스바겐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무려 370만대를 리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마티아스 뮬러 폭스바겐 그룹 회장이 직접 나와 인사말에서 “지금까지 독일 교통부로부터 파사트, 티구안, 골프, 아우디 A3, A4, Q5 등 370만대가 넘는 차량에 대한 리콜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주주총회에서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배상이나 리콜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7일 환경부로부터 세 번째로 리콜 계획을 퇴짜 받은 이후 국내의 문제 차량을 어떻게 할지 추가 계획을 내놓지 않았고 검찰이 연비 조작 수사에 박차를 가한 이후로는 아예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폭스바겐 휘발유차 고객들도 폭스바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휘발유차 ‘7세대 골프 1.4 TSI’의 소유주 26명은 이날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독일 폭스바겐그룹,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국내 딜러사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이번에 새로 문제가 드러난 휘발유 차량에 대해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민법 110조에 근거해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대금반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우디와 폭스바겐 차주들은 이날 환경부에 아우디·폭스바겐 전 차종에 대해 전면적으로 조작 여부를 조사하라고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폭스바겐 뿐 아니라 미국 브랜드의 국내 생산차량인 쉐보레 올뉴말리부 역시 에어백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출시된 올 뉴 말리부의 에어백이 북미에 판매되고 있는 올 뉴 말리부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에는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 8개가 장착됐으나 북미 판매 차량에는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 10개가 장착됐다.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승객의 무게와 앉은 위치, 충격 강도에 따라 팽창 압력이 조절돼 에어백으로 인한 2차 사고를 막아준다.


반면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은 차가 충돌하면 터지는 일반 에어백이다.


특히 구형 말리부에도 3세대 스마트 에어백이 장착됐는데 신차를 출시하면서 에어백 사양을 오히려 전 단계로 낮춘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다.


3세대 스마트 에어백이 센서 감지를 통해 운전자의 위치에 따른 에어백 팽창과 시점이 조절되는 에어백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어드밴스드 에어백 장착이 의무화 돼 있고 국내에서는 의무가 아니다”라며 “에어백 사양과 개수만으로 안전사양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것으로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 등 전체적으로 안전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일반 디파워드 에어백에 비해 30~50%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수차별 논란은 현대자동차도 오래전부터 겪어왔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초 강판과 에어백 등 내수차별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블로그를 통해 “미국에 의무 장착된 어드밴스드은 다른 에어백 시스템보다 다양한 상황을 커버할 수 있다는 의미에 방점을 두면 성능이 우수한 건 맞다”며 “그러나 미국 외 지역에 적용되는 디파워드 에어백과 성능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강판에 대해서는 “지역마다 기후가 다르므로 모든 국가의 차량에 똑같은 기준의 방청성능(부식을 방지하는 성능)을 부여할 수는 없다”며 “미국 부식학회에서 연구한 ‘세계 부식지도’를 바탕으로 각각의 시장 특성에 맞게 차체 강판의 방성성능을 현지화 한다. 이것은 차별화가 아니라 현지화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같은 달 말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에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첫 적용했다. 또 초고장력 강판 비율도 21%에서 53%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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