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여행자보험, 우발적 사고 보상 잣대 애매모호

문혜원 / 기사승인 : 2018-09-21 09:40:26
  • -
  • +
  • 인쇄
가입 쉽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무조건가입은 피해야
업계·소비자원, “보상체계 꼼꼼히 살펴보고 안전가입” 추천
해외여행시 여행자보험 가입전 꼼꼼히 약관, 보상체계 등을 살필필요가 있다.<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 여행자보험 싸서 가입했는데, 실제 담보보상은 적었습니다. 가입자입장에서는 구구절절하게 적힌 서류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뿐더러 보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내용(약관 등)이 중요한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A씨)


# 지난 8월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현지에서 갑자기 외국인에 의해 폭행을 당했고, 급히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귀국 후 상해보험 처리를 받으려고 했지만 폭행을 당했다는 증거불충분의 이유로 치료보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B씨)


# 지난해 7월 해외여행시 수두에 걸렸습니다. 치료를 받고 난 후 병원비는 한국 돈으로 100만원 나왔습니다. 귀국 후 보상처리는 30%만 받았습니다. 사실 외국의 병원비는 비싼 편인데, 귀국 후 돌아왔을 때에는 보상처리가 적다는 것이 이해가 안됐습니다(C씨)


요즘 여행자보험은 과거보다 가입이 간소화진 탓에 가입률도 증가됐다. 그런데 가입이 쉬워지면서 소비자들이 꼼꼼히 보장혜택을 살피지 않고 가입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 때문에 정작 예기치 못한 사고(폭행·질병)가 발생됐을 경우 보상을 제대로 못 받아 하소연도 늘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런 사례가 발생되는 이유는 우발적인 사고에 간주되는 경우 보상 가능하다는 입장과 선례가 없어 적용될지의 잣대기준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해외여행보험 가입 전 꼼꼼히 보상체계를 살펴볼 것을 권유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공짜·저렴히 가입’ 이라는 말에 현혹돼 상품설명서와 보험계약청약서 등 모든 약관 내용을 꼼꼼히 보지 않고 가입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된다”며 “가입비용보다 사고대처 보장 유형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여행자 수는 지난해 2650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여행자보험 가입률은 308만건에 달했다. 여행객이 늘은 만큼 사고발생율도 증가하고 있다 외교부가 집계한 ‘해외여행시 사고율’에 따르면 사건·사고를 당한 사람은 지난해 1만8410명으로 2011년(7808명) 대비 135% 증가했다.


해외 여행자보험은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 상품으로 손해 보험사들이 취급한다. 금융회사(은행·카드)들도 해외여행객을 겨냥한 각종 부가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우선 은행의 경우 인터넷 환전 서비스를 통해 여행자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300달러 이상 환전하면 공짜로 보험을 들어주기도 한다. 환전수수료는 은행마다 차이가 있다. 주거래은행에서 환율 우대를 받거나 인터넷 검색창에 ‘○○은행 환율 우대쿠폰’을 검색하면 90~100% 환율 우대쿠폰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은행들의 이 같은 여행보험서비스는 일반 여행자보험 보상비와 비교했을 때에는 낮다는 단점이 있다. 판매채널 역할만 할 뿐 구체적 패키지보험(사망, 폭행)등에는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 보상체계는 미비하다는 의견이다. 추가로 몇 천원을 내고서라도 안심할 수 있는 보험을 드는 게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여행자보험은 어떨까? 현재 11개 손해보험사에서는 해외여행 시 가입할 수 있는 해외여행자보험을 인터넷(CM)에서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 여행자보험은 오프라인 상품보다 수수료, 점포유지비 등 사업비를 절감해 보험료가 약 20% 싸다.


온라인 보험 가격 비교사이트에서 분석한 결과, 손해보험업계 중 MG손해보험이 3290원으로 가장 싼 편으로 나타났다. 이어 롯데손해보험 3297원, 동부화재·한화손해보험 3980원, 메리츠화재 4540원, KB손해보험 4797원, NH농협손해보험 5000원, 악사손해보험 5940원, 에이스손해보험(처브) 7090원, 현대해상 7400원, 삼성화재 8310원 등이다.


은행과 비교했을 때 크게는 3배 가까이 보험료 차이가 난다. 중소형사일수록 보험료가 저렴한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보험료가 저렴하다고 해서 보장이 다르거나 부족하지 않았다.


여행자보험 보험료 표준조건은 상해 1급(사무직 종사자), 보험기간 7일, 일시납 기준이다. 상해사망 및 후유장해 보장 1억 원, 질병사망 및 후유장해 보장 1000만 원, 해외발생 상해의료비 1000만 원, 해외발생 질병의료비 1000만 원, 휴대품 손해 20만 원, 배상책임 500만 원 등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여행자보험을 가입할 때는 가입비와 더불어 보상 내용과 한도를 함께 체크해야 한다”며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가 보상 받기 위해서는 사고대비 증거서류를 챙기는 준비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은행은 형식적인 부가서비스 보장상품으로만 치우쳐 있어 실질적 보상체계가 적다는 것을 지적하며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보험 상품 가입 후, 금융사들은 소비자들의 사후관리도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사에서 주는 여행자보험 서비스가 소비자들한테는 막연한 기대감만 주고 있다”며 “금융사 또는 설계사들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실제보상이 어떤지 등 자세한 설명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대표는 “고객 가입을 위한 상품은 많고 사후관리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며 “감독당국 등은 실제 해외사건사고 피해발생 대처 등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사별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