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양성이 사라지는 게임업계

정동진 / 기사승인 : 2018-10-17 23:05:32
  • -
  • +
  • 인쇄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2000년대 초반 게임업계는 MMORPG 전성시대였다. 당시 PC 패키지 게임에서 PC 온라인 게임으로 바뀌던 시절이었고, 리니지와 뮤 그리고 메이플스토리가 일약 국민 게임으로 떠올랐다.


물론 포트리스나 퀴즈퀴즈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도 있었지만, 다수의 사람이 게임에 마련된 공간에서 같이 플레이하는 MMORPG의 기세를 억누를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른 2018년 당시 국민 게임으로 불렸던 게임은 다시 스마트 폰에서 부활, 리니지M과 뮤 오리진 그리고 메이플스토리M 등 PC 온라인 게임을 기반으로 개발된 모바일 게임이 매출 상위권에 오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출시와 동시에 국내 양대 오픈마켓 최고 매출 부문 TOP 10을 달성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퍼즐이나 레이싱처럼 한 판의 재미를 강조한 장르가 '가늘고 길게 가는 전략'을 추구한다면 모바일 MMORPG는 '확실하고 강하게 가는 전략'으로 단시간에 달성하는 매출과 시장의 파괴력이 크다.


그러나 모바일 MMORPG가 대세로 떠오르자 우후죽순 출시되는 게임으로 시장은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 올해 출시된 모바일 MMORPG 중에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과 웹젠의 뮤 오리진2, 위메이드의 이카루스M,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 넥슨의 카이저가 양대 오픈마켓 TOP 20에 입성한 것이 전부다.


나머지는 출시 전후로 주목을 받았을 뿐 흥행에 실패하며, 1년이 안 돼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유저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에서 개발된 양산형 게임이 국내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앞질러 시장의 균형도 무너졌다.


특히 레이싱, 퍼즐, 대전, 액션, 시뮬레이션, 스포츠, 아케이드 등의 장르는 종적을 감췄다. 몇몇 게임업체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역부족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개발사를 설립할 때 투자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MMORPG나 적어도 RPG가 아니라면 제약이 많고, 기존에 출시된 게임들과 확실한 차별성을 주지 못한다면 번번이 고배를 마신다는 것이 신생 개발자 대표들의 전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예전보다 시장의 파이는 커졌지만, 정작 특정 장르에 매몰된 기형적인 시장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비주류 게임은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없다. 재미보다 매출만을 강조하는 시장 분위기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