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18 게임업계 풍요 속의 빈곤

정동진 / 기사승인 : 2018-10-17 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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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정동진 기자] "게임을 계속 출시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는지 요즘 들어 의문이 듭니다"


이 말은 최근 모바일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인 업계 관계자의 푸념이다. 예년과 달리 PC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재편, 하루가 멀다고 신작이 출시되고 있음에도 정작 성공하는 게임은 손가락에 꼽힌다.


올해 2월에 출시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을 제외하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작은 없다. 6월에 출시된 블레이드2 for Kakao나 7월에 출시된 이카루스M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for Kakao'의 꼬리표가 있어도 카카오게임의 후광을 뒤에 업을 수 있었다. 또 카카오게임에 반기를 든 게임업체는 '글로벌 원빌드'라는 사업 방향으로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특정 게임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최고 매출 부문 차트를 장악, 흡사 광고판처럼 돌아가는 형국으로 바뀌었다.


흔히 독식으로 통하는 메이저 게임업체가 차트를 장악, 중견업체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이러한 틈을 해외 게임업체가 파고들었고, 상대적으로 홍보와 마케팅에 취약한 업체들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 이면을 살펴보면 시장의 파이가 커졌을 뿐 예전보다 건강하지 못해 기형적인 시장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혹자는 제대로 즐길 만한 게임이 나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이 말도 일리가 있지만, 정작 현실은 전쟁터다. 유수 퍼블리셔와 대작들의 공세 속에서 순수한 게임성으로 인정받는 것은 드물다.


오히려 국내 시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해외 게임사의 게임이 '참신함'을 앞세워 차트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래서 게임 개발자 관련 커뮤니티에서 신세 한탄을 하더라도 정작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공감하지 못해 개발자와 유저 간의 간극도 커지고 있다.


예전 PC 온라인 게임 시절에는 대규모 프로젝트라 운영의 묘를 살려 장수하는 게임이 많았지만, 모바일 게임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아 운영으로 극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몇몇 회사를 제외하고, 개발보다 해외 게임을 계약해서 서비스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단적으로 개발 비용보다 이미 완성된 게임을 현지화, 출시하는 것이 손해가 적기 때문이다. 소위 돈이 되는 게임부터 출시하는 것이 당연시된 지금 신작의 참신함과 패기가 예전과 같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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