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혁도 기본도 무뎌진 금융권 국정감사

문혜원 / 기사승인 : 2018-10-24 09: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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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문혜원 기자] # 국가가 기본을 갖추는 것이 국정감사인데 이번 국정감사는 기본도 못 갖췄다. 채용비리와 대출금리 조작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은행장들의 증인을 포함하지 않으면서 ‘맹탕 국감’이 됐다.


# 의원들이 기본적으로 금융 이해도가 떨어지고 ‘스타매너리즘’에 있는 것도 문제다. 그저 ‘이슈몰이’에만 혈안이 된 듯 급히 받은 자료로만 집중 질타하는 등의 모습은 보여주기식 ‘호통치기’에 불과하다.


지난 10월 10일부터 20일간 진행되는 2018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이제 막바지를 앞두고 있다. 최근까지 지켜본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예전보다 밋밋하다는 말이 많다.


지난해 '금융개혁'을 외치던 모습도 차츰 무뎌지면서 중장기적 관점의 사안보다 성과를 내기 쉬운 단기적 사안에 몰두한 경향이 강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본래 국정감사를 지켜보는 맛이란, 몰랐던 비리가 밝혀지면서 업권의 현주소를 설파하는 것이다.


또 국민 입장에서는 의원들이 가려운 곳을 대신 긁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암행어사’와 같은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는 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국감이 시작되기 몇 달 전부터 금융권 이슈를 두고 둘러싼 은행 ‘중금리대출 조작’·‘삼바·MG손보 편법인수’ 등 쟁점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감 증인명단에 CEO들이 일제히 제외되면서 ‘맹탕’ 감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대신 금융권의 주요 호된 질타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맡았다. 올해 각종 금융사고 및 정책 현안관련해서만 집중 추궁을 받았다. 또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규제 완화’, 한국GM의 법인분할에 대한 산업은행 관련 질의의 비중이 80%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기관들은 소외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주요 생보사 CEO에 대한 증인 채택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즉시연금 논란도 국감에서는 잠잠한 것도 실망스러운 이유다. 이에 정무위 소속 일부 의원은 내부적으로도 여야 간 의견 합의가 안 맞았기 때문이라고 책임전가했다. 은행권 외 논의할 대상이 많아 다 살펴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토로했다.


한 의원 관계자는 “채용비리 문제는 이미 작년에 화두가 됐고 지금은 그다지 이슈건이 아니다”라며 “특히 GM사태만 두고 따로 국정감사를 열어야 할 수준이다. 나머지 은행들 관련 문제들은 개별 의원들이 검토는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기관 부당행위 관련해 바로잡는 국감이 되기를 바랐더니 정무위 의원이 금융기관의 부당행위에 동참해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즉, 일종의 ‘봐주기’를 했다는 주장이다. 이로인해 이번 국감이 이상해졌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국감의 근본 원인을 되짚어 곰곰히 살펴보면, 근본적으로 의원들의 역량 부족이라는 이야기도 반영된다. 이 점은 특히 대출금리 조작 사태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수장들을 부르지도 않았을 뿐더러 현재까지 나온 다양한 금융권 자료들이 정확하지 않다는 의견도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의원들은 공정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면서 “매년 이슈몰이 식의 자료 수집을 하는 관계로 실제 숫자 수치가 틀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현안을 뚜렷하게 인지하고 봐야 되는데 아직 지식이나 이해도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으로 정무위 국감이 근본적인 금융 문제를 제대로 다루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금융권 구조적인 문제를 명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따른다. 금융권 개혁 의지도 다시 살릴 필요가 있다는 점도 함께 입을 모은다. 의원들은 무엇보다 유명세를 이용한 보여주기 식보다는 날카로운 지적을 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지식 및 금융이해도 등 개별 역량도 키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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