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뢰 잃는 국민은행, 진정한 '국민의 은행' 되려면

유승열 / 기사승인 : 2018-03-22 1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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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유승열 기자] 페미니즘이 주요 사회 이슈로 대두되면서 여성의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을 차별하고 억압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받게 됐다. 최근에는 '미투' 운동이 확산됨에 따라 여성들이 자신들의 과거를 밝히면서 잘못을 인지 못하고 사고를 저지르던 남자들이 단두대에 서고 있다.

은행권은 채용비리로 얼룩져 있다. 작년 말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로 촉발된 채용비리 의혹은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까지 퍼졌다.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인사 담당자가 구속되며 조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두 가지 이슈에 모두 휘말린 곳이 있다.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20명으로 된 'VIP 리스트'를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종손녀는 2015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 등급을 줘 합격했다.

이에 윤 회장이 사무실은 물론 자택까지 압수수색을 당했으며 인사담당자는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여성을 차별한 정황도 포착됐다. 서울남부지검은 2015년 상반기 채용과정에서 국민은행이 남성 지원자 100여 명의 서류 전형 점수를 비정상적으로 여성보다 높게 준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일부 여성 지원자들은 서류 전형에서 불이익을 당했다. 검찰은 국민은행이 남녀 성비율을 맞추기 위해 남성 지원자들의 점수를 높여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어떠한 것도 말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현재 직원의 성비율은 남성과 여성이 51대 49 정도로 거의 같고, 최근 2년간 여성직원 채용 비율이 34.5%로 5대 시중은행의 평균인 29.9%를 웃돌고 있다고 했다.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래도 다른 은행보다 여성을 더 많이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관계자들의 말을 생각해보면 이유는 추론 가능하다. 기업은 남성 직원을 선호하긴 한다. 대체적으로 상급자가 지시를 내리면 남성 직원은 일단 지시에 따른다. 어려운 일이라도 고민하고 노력해 결과물을 내려 한다. 그런데 여성직원은 시작하기도 전에 "어려워 못하겠다, 이래서 안 된다" 등등 불만이 많다. 또 많은 여성은 결혼하면 직장을 관둘 생각을 한다. 자녀를 낳으면 출산 및 육아휴직을 모두 다 쓰고 복귀하면서 사직서를 들고 온다. 반면 남자직원은 가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인내심 없던 남자도 끈질기게 회사에 붙어 있는다.

상급자들도 눈치를 본다. 편하게 업무를 지시내리지 못한다. 일을 안 하겠다는 직원에게 뭐라고 하면 성차별로 둔갑한다. 야근하는 여성직원에게 힘내라고 어깨를 두드렸다가 옷을 벗은 임원도 있다.

물론 여성직원이 대부분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여성도 사회에서 인정받도록 열심히 노력한다. 자녀를 핑계대며 혼자 '칼퇴'하지 않는다.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자녀와의 시간 등 소중한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노력한다. 그것을 모두가 알지만, 이상하게 앞에 서술한 여성직원이 주위에 꼭 한 명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성직원을 뽑기 위해 불합리하게 점수를 조작하는 것은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남성, 여성을 떠나서 개인으로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채용비리 역시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이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가장 많은 고객층을 보유한 국민은행이지만, 올 들어 가장 많은 구설수에 오르며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 됐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다만 국민은행이 다시 잔에 물을 채우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더라도 공정하고 깨끗하게 직원을 채용하며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 모두가 공평하게 평가받고 개인으로서 존중받을 때 KB의 '성공 DNA'가 직원들에게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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