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해 ‘韓日 롯데 원탑’의 위치를 지켜낸 신동빈 롯데 회장이 경영권을 잃을 수 있는 최대 위기에 빠졌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뇌물공여죄로 불구속 기소된 신동빈 회장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가 취소될 수 있다.
또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재개했다. 그동안 신 회장은 형인 신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완승을 거둬왔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관세청은 24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관련 뇌물 혐의가 법정에서 확정 판결날 경우 “입찰 당시 공지한대로 특허는 박탈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관세청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서울 면세점 입찰을 뒤로 미뤄야 한다”는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무시하고 입찰 강행한 바 있다.
당시 관세청은 “의혹을 받는 업체가 심사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더라도, 관세법상 특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거짓·부정한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판정된다면 당연히 특허가 취소될 것”이라며 사후 대책을 공식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검찰과 특검 수사 결과 신동빈 회장은 결국 지난 17일 박 전 대통령에 대가(잠실 롯데면세점 특허 획득)를 바라고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따라 월드타워점의 특허가 취소될 경우 롯데가 받게 될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면세점 매출에 타격이 이어진 가운데 연 1조원 매출(월드타워점 목표)을 책임지는 월드타워점을 잃을 경우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이익의 90% 이상을 면세점 사업부에 의지하는 호텔롯데의 상장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주주 지배력을 줄이고 자신의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신 회장의 지배구조 개선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된다.
관세청의 ‘유죄 확정 시 특허 박탈’ 방침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잠실면세점 특허가 특혜가 아니라는 점을 향후 재판에서 해명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이 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기업 관레상 구속된 임원의 경우 즉시 해임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같은 빈틈을 노려 지난 2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6월 하순 예정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나의 이사 복귀 안건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6월 하순 홀딩스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 복귀를 놓고 표결이 이뤄질 경우, 이는 2015년 경영권 분쟁 발발 이후 네 번째 신동주·동빈 형제간 표 대결이 된다.
앞서 2015년 8월, 2016년 3월과 6월 세 차례의 홀딩스 표결에서는 모두 신동빈 회장이 완승했다.
신동빈 회장과 롯데측은 “상황이 바뀐 게 없다”며 경영권 방어를 장담하고 있지만 일주일에 3일 이상 잡힌 재판일정으로 일본 측 주주들과 만나기 힘든 상황이라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24일 오후 출국금지가 해제됐다.
신 전 부회장이 니혼게이자이 인터뷰에서 신 회장의 기소를 거론하며 “지난해와 크게 상황이 다르다”고 밝히며 검찰 수사 결과 횡령·배임·뇌물 등 여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실을 주주들에게 강조하며 표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 자신도 지난해 같은 검찰 수사를 받고 한국 계열사 이사로서 거의 일하지 않고 급여를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여서 롯데의 비리를 강조하는 전략이 꼭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 관계자도 “일본 롯데홀딩스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을 받으면 법령에 따라 진행할 것으로 안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미 여러 차례 주주들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복귀 제안’은 롯데의 위기를 이용해 정상적 경영을 방해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경영권 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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