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정선 기자] 다산 정약용(丁若鏞∙1762~1836)이 ‘목민심서’에서 지적했다.
“타관가구(他官可求)나, 목민지관(牧民之官)은 불가구야(不可求也).”
다른 벼슬은 구해서 얻어도 되지만, 목민관을 해보려고 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먹고살기 위해서 벼슬자리에 나아가 호구지책을 해결하는 것은 괜찮아도 목민관 자리에 앉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얘기다.
작은 벼슬자리에서는 잘못을 저질러도 피해가 적을 수 있다. 그러나 높은 자리에 있는 목민관이 잘못하면 백성을 골병들게 할 수 있다. 목민관은 백성을 다스려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목민관은 자기 자신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위해야 한다. 책임이 무거운 것이다.
따라서 자격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목민관 감투를 씌워주면 곤란할 수 있다. 소양이 부족하거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높은 자리에 앉혀놓으면 시행착오를 일으킬 수 있다. 피해가 엄청날 수 있는 것이다.
군대의 경우, 사병의 실수는 별것 아닐 수 있다. 사병이 잘못하면 자기 혼자만 전사하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지휘관인 장군이 전황을 잘못 판단하면 야단날 수 있다. 부대 전체가 전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도 다를 수 없다. 말단 직원이 실수를 저지르면 기업은 약간의 손해를 보는 데 그칠 수 있다. 공장에서 기능공이 실수로 불량품을 만들면 손해는 그 불량품에 국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가 판단을 잘못하면 기업 자체가 기우뚱할 수 있다. 최고경영자는 사업계획을 잘못 세우거나 상황판단을 그르치면 안 된다. 기업이 쓰러지거나 위기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돈을 만지는 자리는 더욱 그럴 수 있다.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대출이나 투자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곧바로 ‘돈’ 문제일 수밖에 없다.
나라 살림을 꾸려나가는 고위공무원은 말할 것도 없다. 정책이 삐딱해지면 기업이나 조직에 국한될 수 없다. 나라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낙하산 인사’는 지양해야 좋을 수 있다.
정치판에서도 정당 지도자를 잘 뽑아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또 확인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그랬다. 당연히 ‘내 표’라고 여겨왔던 부산·울산·경남과, 서울 강남·서초·송파에서마저 ‘표심’을 잃고 말았다.
당 안팎에서는 중요한 패인을 ‘홍준표 전 대표’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홍 전 대표가 ‘표심’의 변화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바람에 선거에서 참패했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게다가 ‘막말’까지 쏟아내며 ‘표’를 떠나도록 만들었다.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 쇼’라고 비판했고, 필승 결의대회에서는 자신을 규탄하는 시위대를 향해 “빨갱이들이 많다. 성질 같아서는 두들겨 패버리고 싶은데” 하고 있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 정치’를 끝낸다는 글에서도 ‘남 탓’이었다.
오죽했으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사퇴를 만류해주세요”라고 비아냥거리는 글이 올라왔을 정도다. 그래서 지도자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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