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박진호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사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국민검사 청구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금감원은 지난 5일, 국민검사청구 심의위원회를 열어 금융사 정보 유출 건에 대해 국민검사를 요구한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의 최종 소명을 듣는 절차를 거친 뒤 이를 기각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소비자원은 지난달 5일, 204명의 피해자를 모아 금감원에 국민검사청구를 한 바 있다. 금소원은 한국씨티은행과 한국SC은행에서 13만 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농협은행과 국민카드, 롯데카드에서는 1억 400만 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에서도 고객 정보가 수천만 건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자 국민검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금융사의 직접적인 부당 행위가 없었고 피해자나 피해 규모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검사 청구는 금융사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로 금융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국민 200명 이상이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동양 사태와 관련하여 국민검사가 청구되자 1주일 만에 전격 수용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다수의 투자자들이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로 인한 다양한 형태의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제기했고 투자자의 대부분이 개인 투자자로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검사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번 금융사의 정보 유출 건에 대해서는 동양 사태와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이미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이 발생한 카드사와 은행에 금감원이 현장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국민검사가 굳이 필요하지 않으며, 금융사의 부당 행위를 비롯해 피해자도 아직 확실하지 않아 국민검사 요건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금소원 측은 금융당국이 국민검사 청구 후 심사 기한인 한 달이 다 되어서야 신청인을 불러 이번 사안이 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며, “사안의 중요성으로 따지자면 동양사태보다 더 심각한 사건인데 금감원이 이를 기각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소원은 피해자가 확실치 않다는 금감원의 지적에 따라 금융사 정보 유출에 따른 확실한 피해자 100여명을 모아 공동 소송에서 이긴 후,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에 공개적인 책임론을 제기할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과 반대로 감사원은 국민감사 청구를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금융소비자원,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 등 시민·소비자단체가 같은 사안에 대해 국민감사를 요구하자 현재 자료 수집에 돌입했으며, 다음달 7일까지 자료 수집을 마치고 바로 감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금융당국의 카드사 내부통제 감독 및 검사 부실 여부, 금융사 고객 정보 관리 실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