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시우 기자] 한때 중고 마켓을 자주 이용했다. 새로운 물건을 사기는 아깝거나, 구하기 어려운 물품을 살 때 등등 같은 경우에 중고 마켓에서 구매하곤 했다. 반대로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판매하면서 쏠쏠한 용돈벌이도 했다.
어떤 물건을 구매하더라도 직거래가 마음이 놓이지만, 사정상 택배로 물건을 받는다면 판매자에 대한 의심이 들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사기를 당한 적이 없었다.
그중 집주변 직거래를 위주로 하는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입소문 나 있었다. 내가 살고있는 집 근처에 주민들이 올려놓은 물건들을 직접 만나 거래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2015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5년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10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그런데 최근 당근마켓에 부적절한 판매글을 올린 사람들이 논란이다.
지난달 16일 당근마켓 앱(어플리캐이션)에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었어요’라는 게시글이 등록됐다. 게시글에는 자는 모습의 아이 사진 2장이 들어가 있었다. 게시자는 희망가격을 20만 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게시글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 논란이 됐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불쾌하고 충격적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떻게 중고마켓에 아이를 판매할 생각을 하나”, “정신 나간 부모”는 등의 비난하는 의견이 많았다.
글을 올린 20대 미혼모는 현재 아동매매 미수 혐의로 입건됐다.
그게 끝 아니었다. 지난달 28일에도 당근마켓에 '아이 팔아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 글에는 '(아이가) 식구들이 남긴 음식을 다 먹고 힘도 세다', '애가 정이 많아 잘 챙겨주셔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 얼굴 사진과 함께 올라온 희망 판매 금액은 300만 원이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됐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이번 게시글은 10대 중학생의 장난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30일에는 장애인을 판매하겠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경찰이 게시자 아이디를 추적하고 있다. '장애인 팝니다'는 제목의 글에는 '무료'라는 가격과 함께 앳된 모습의 청소년의 사진이 함께 첨부됐다.
게시자는 뻔뻔하게도 이를 지적한 한 이용자에게 "촉법(소년)이라서 콩밥 못 먹는다", "(사진은) 내 친구 얼굴임ㅋㅋㅋ"라고 답변했다.
이뿐만 아니라 경기도 여주에서 한 남성의 사진을 첨부해 '재중국동포를 판다'는 글도 올라왔다.
잇따른 논란에 플랫폼인 당근마켓이 관리·감독 부실 문제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다. 아기 판매글은 8분 만에 조치됐다. 그러나 위법성이 큰 불법 게시글을 미리 걸러내지 못한 부분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현재 당근마켓에서는 중고거래 금지 품목을 규정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류, 담배 등 청소년 유해물품과 가품 등 상표권 및 저작권 침해 물품, 반려동물, 의약품, 의료기기, 마약류 등이 금지 품목에 포함돼 있다.
그리고 금지 품목들은 인공지능(AI) 필터링과 키워드 필터링, 고객센터 직원 30여 명의 내부 모니터링, 이용자 신고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렇게 AI필터링 기술을 사용하지만, 이용자가 신고한 뒤에야 글이 삭제된 측면에서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부적절한 거래를 빨리 차단하지 못한 플랫폼의 기술적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근마켓에 잇따른 지적에 일각에서는 “어느 누가 중고 마켓에 ‘사람’을 팔 것이라고 생각했을까”하고 반문한다. 그들은 ‘아기’를 금지 키워드로 정해놓는다면 아기와 관련된 용품들이 필터링 돼 판매하거나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논란에 당근마켓 측은 “사람의 생명을 사고파는 경우는 처음이라 AI가 걸러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AI가 학습한 데이터 중 ‘아기’나 ‘사람’이 포함된 사례가 없었다는 의미다. 또 “기존 자동 필터링 시스템 외에 더 정교화되고 강화된 기술을 추가 개발해 빠른 시일 내 대응 강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당근마켓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양한 상황에 대한 예방책이 부족했다. 선제적인 예방책 마련과 게시글이 올려지더라도 사후 더 이상 부적절한 게시글이 올라오지 않도록 작동하는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자율규제 방안을 찾고 이를 제도화할 수 있는 관계당국의 노력과 관리,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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