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대차 관세 ‘15% 소급 인하’ 발표…한·미 車무역 구조 대변화 신호탄

이덕형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4 09: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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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연비규제 완화와 맞물린 美 자동차정책 재편 속 한국 완성차 업계 ‘기회와 위험’ 공존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하는 내용이 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정부 관보에 게재됐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미국 연방정부가 3일(현지시간) 관보에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5%로 소급 적용해 인하하는 내용을 게재하면서 한·미 자동차 교역 환경이 대규모로 재편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3일(현지시간)미국 정부가 한국산 승용차에 적용되는 수입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치를 사전 고지 형태로 관보에 게재하며 4일부터 공식 발효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소급 적용(retroactive application)’ 방식으로 공표돼 이미 수입·통관된 차량 중 해당 기간에 포함되는 물량에도 관세 인하 효과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자동차 관세를 단숨에 인하하는 것은 이례적이며,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자동차 정책 대전환과도 맞물려 국제 통상지형 변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연비 규제 완화, 소형차 생산 규제 해제, 전기차 보조금 축소 검토 등 전기차 중심 정책을 뒤집고 내연기관차 중심 산업 구조를 복원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번 관세 인하 역시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인하, 공급망 다변화, 제조사 부담 경감을 목적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한국 자동차의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상황에서 관세 인하가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에 단기 수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관세가 인하되면 딜러 인센티브 부담 감소, 현지 소비자 가격 안정, 수출경쟁력 강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첫째, 미국의 관세 인하가 일시적 혹은 특정 정치적 목적에 맞춘 단기 정책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 산업정책’ 기조가 강화되면서 향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다른 형태의 무역장벽—예컨대 안전·환경 인증 강화, 현지 생산 의무 강화—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셋째, 전기차 정책 후퇴로 EV 중심 투자 구조를 강화해온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략이 재조정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내 물가 안정 차원의 정책적 조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금리·고물가 압박 속에서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가격 안정화를 위해 수입 차량에 대한 관세 부담을 낮춰 소비자 가격 하향 효과를 노렸다는 해석이다.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관세 인하 효과가 소비자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면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관세 인하는 대미 수출 기업에 분명한 호재지만, 정치·통상 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든 방향이 바뀔 수 있어 현지 생산 강화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동차 전문가는 “IRA·CAFE 규제 완화와 관세 인하가 한국 업체에 단기적으로 우호적일 수 있으나 미국 정부의 전략적 목표는 결국 ‘미국 내 제조 확대’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한·미 자동차 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계는 관세 인하에 따른 직접 수혜와 함께 예상치 못한 후속 규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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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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