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장수사회, 금융권의 생존 전략② 은행의 미래 먹거리 ‘퇴직연금'

김소연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7 10: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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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적정 노후비 월 297만원…노인 근로 이유 과반 '생활비 보탬'
퇴직연금 수익률 선도하는 하나은행, TDF 중심 장기 분산 투자 전략
퇴직연금 적립금 1위 신한은행, 디지털 전략 차별화, 맞춤형 컨설팅

세계에서 가장 빨리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는 저출산과 인구 감소라는 이중 압박 속에 놓여 있다. 금융권 역시 기존의 틀을 벗어난 대응 전략이 절실해진 시점이다. 본 기획을 통해 보험·은행·카드 업계를 중심으로 장수사회에 대응하는 금융권의 변화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서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기대수명 증가와 함께 노후 생활비 부담도 커지면서 노후 자산 마련 수단으로 퇴직연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한국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은퇴 이후를 대비한 노후 자산 마련이 금융권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대수명은 늘고 있지만 저출산과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퇴직연금 시장은 은행권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실물이전 허용 등 제도 개선에 나서며 금융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수익률’과 ‘적립금’ 부문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 늘어나는 노후 생활비, 준비는 부족…퇴직연금이 ‘생존 해법’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적정 노후 생활비는 부부 기준 월 297만원, 개인 기준 192만원으로 2년 전보다 각각 20만원, 15만원 증가했다. 물가 상승과 의료비 부담, 삶의 질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더욱이 기대수명이 평균 83.5세(남 80.6세, 여 86.4세)에 이르면서 은퇴 후에도 최소 20년 이상 소득원이 필요해졌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37.3%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하는 고령자의 55%가 ‘생활비 보탬’을 이유로 근로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적연금 외 개인 노후자산 마련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퇴직연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구성되며, 정부는 DC형과 IRP 중심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실물 이전이 가능해지자 퇴직연금 시장은 ‘고객 쟁탈전’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 수익률로 승부 건 하나은행…TDF 중심 장기 전략 주효


▲ 하나은행이 개최한 ‘찾아가는 하나더넥스트 세미나’에서 은퇴설계 전문가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 하나은행은 TDF 중심의 차별화된 투자전략으로 퇴직연금 수익률을 선도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운용 성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IRP와 DC형 부문에서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이 은행권 1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기준 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3.57%, DC형 퇴직연금의 5년 평균 수익률은 5.52%로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성과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중심으로 한 장기 분산 투자 전략에 기반한다. 현재 하나은행 퇴직연금 자산의 26%가 TDF에 배분돼 있으며 디폴트옵션 상품 구성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또 연금 운용에 적합한 ETF 150여 종을 선별 제공하고 실시간 매매보다 적립식·분할매수 기반의 장기 전략을 권장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기능을 강화해 자기주도형 투자자까지 포괄한다.

비대면 상담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전국 7개 거점에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운영 중이며, ‘하나더넥스트 연금플래너’, ‘하나원큐 연금닥터’ 등 모바일 기반 은퇴 설계 툴도 지원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의 풍요롭고 안정적인 인생 2막을 함께 준비하기 위해 하나은행만의 차별화된 상품 구성과 세심한 연금자산관리 서비스로 퇴직연금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적립금 1위 신한은행…디지털 플랫폼 고도화로 차별화


▲ 지난 2일 신한은행이 중소기업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 고용노동부, 신용보증기금, 전국은행연합회와 함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에서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총 퇴직연금 적립금은 46조3974억원으로 DB형 16조2655억원, DC형 13조5885억원, IRP 16조5434억원으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지난 1월 전면 개편한 ‘나의퇴직연금’은 계좌 현황과 수익률 조회, 상품 변경, 시뮬레이션 기능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며 투자위험 비중 경고 시스템도 탑재했다.

또한 고객의 연령, 재무목표, 은퇴 후 생활방식 등을 고려한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도 확대 중이다. AI 기반 연금진단 시스템과 1:1 전문가 상담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영하며 절세 전략 및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까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중소기업 대상 퇴직연금 도입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일 고용노동부·신용보증기금·전국은행연합회와 함께 중소기업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용보증기금에 20억원을 특별 출연했다. 제도 신규 도입 기업에 보증료 인하, 우대금리, 이차보전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단순한 자산 운용을 넘어 고객의 인생 2막을 함께 설계하는 금융 솔루션”이라며 “데이터 기반 분석과 전문 상담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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