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인텔, 점유율 10% 아래로 추락 대조적
| ▲ 삼성이 인텔을 따돌리고 반도체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사진은 최근 가동을 시작한 평택캠퍼스 3라인. <사진=연합뉴스제공> |
삼성전자와 인텔의 글로벌 반도체업계 1위 다툼이 점차 삼성의 승리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원조 '반도체 공룡'인 인텔을 제치고 삼성이 진정한 반도체 공룡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CPU) 부문 절대 강자인 인텔은 오랜 기간 매출 기준으로 반도체업계 전체 1위를 고수해왔다. '반도체 공룡'이란 닉네임을 덤으로 얻었다.
누구도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강한 상대라 해서 공룡에 빚 댄 것이다. 요즘 후발기업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상태, 즉 '초격차'와 비슷한 개념이다. 그만큼 인텔은 2016년까지는 세계 반도체 업계의 절대강자였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인텔의 아성이 무너진 것은 2017년. 메모리 부문 절대 강자인 삼성전자가 메모리시장의 확장과 견고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17년 마침내 인텔을 따라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의 헤게모니가 CPU에서 메모리로 전환된 일대 사건이었다.
인텔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이후 절치부심 끝에 2019년 삼성을 2위로 밀어내고 1위자리를 되찾아왔다. 인텔은 이후 2020년까지 2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반도체 공룡의 자존심을 회복한 셈이다.
올해도 삼성의 1위 자리 유지는 확정적
그러나, 삼성의 반격이 매섭게 전개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메모리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며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성은 세계 최대의 IDM(종합반도체기업)답게 파운더리와 시스템반도체 등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인텔의 1위 수성은 3년을 채우지 못했다. 2021년 삼성이 인텔에 넘겨줬던 1위 자리를 다시 빼앗아 온 것이다.
삼성의 반도체 업계 전체 매출 1위 자리는 올해도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유지될 공산이 크다. 올 들어 글로벌 반도체시장이 격변기에 접어든 가운데 인텔보다는 삼성의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좋아 보인다.
반도체 시장이 정체기를 넘어 침체기로 접어들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지만, 반도체 분야의 포트폴리오가 잘 짜여진 삼성에 비해 인텔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이 '반도체 위기'론 속에서도 메모리, 파운더리, 시스템 반도체로 구성된 탄탄한 사업기반 덕택에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인텔은 '어닝 쇼크'에 불릴 정도의 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의 장기 부진, 즉 '반도체의 겨울'에 대비한 '월동준비'도 삼성이 유리해 보인다. 삼성은 특히 3나노 파운더리 공정 양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며, 정체기에 접어든 메모리 대신 파운더리를 강화함으로써 업계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같은 상황은 2분기 데이터로도 증명이 된다. 삼성의 반도체 매출이 전세계 반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분기에 더 늘어난 반면, 인텔은 적지 않게 감소한 것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1581억1300만달러(약 220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삼성의 2분기 반도체 매출은 203억달러(약 28조5천억원)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에 따라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1분기 12.5%에서 0.3%포인트(p) 늘어난 12.8%를 소폭 상승했다.
시장점유율 격차 3.4%포인트로 벌어져
반면 인텔은 경기 침체에 따른 PC 및 서버 수요 둔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공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2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인텔의 2분기 매출은 1분기보다 무려 16.6% 감소한 148억6500만달러(약 20조6천억원)에 그쳤다. 특히 4억5400만달러(약 6천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강한 충격을 줬다.
인텔의 시장 점유율은 올 1분기 11.1%에서 2분기엔 9.4%까지 떨어졌다. 하락도 하락이지만, 반도체 공룡이란 칭호를 들으며 세계를 호령했던 인텔의 시장 점유율이 두 자릿수대를 반납하며 체면을 구긴 것이다.
이에 따라 1위 삼성전자와 2위 인텔 간 반도체 매출 점유율 격차는 1분기 1.4%p에서 2분기 3.4%p로 크게 벌어졌다.
3%가 넘는 격차는 당분간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과 인텔이 더 이상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하기 어려울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는 의미다.
파운더리 부문 경쟁이 향후 승부처?
인텔은 이제 3위 SK하이닉스와 4위 퀄컴의 도전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옴디아 시장조사 결과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에 6.8%의 시장 점유율로 세계 3위로 인텔을 맹추격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분기보다 0.6%p 높아진 것이다. 증가폭은 삼성보다도 크다. 하이닉스의 뒤로는 퀄컴(5.9%), 마이크론(5.2%) 등이 선두권을 추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과 인텔의 반도체 패권 전쟁이 파운더리 부문에서 더욱 격하게 진행될 보고 있다. 삼성이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매머드급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사이 인텔이 파운더리 사업에 본격 뛰어든 탓이다.
현재로선 TSMC에 이어 파운더리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이 우위에 있지만, 미국 바이든 정부가 미국 반도체와 제조업의 부활을 부르짖으며 미국 기업에 대한 막대한 특혜를 주고 있어 향후 반도체 패권 전쟁의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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