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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부 김자혜 기자 |
은행원에서 시작해 금융지주 회장까지 올라섰던 입지전적 행보를 이어온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대환대출로 한푼의 이자라도 아끼겠다는 서민들을 한낱 수익원으로 보는 듯한 금융인다운 속내가 담긴 발언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환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처음 신용대출을 열었는데 플랫폼은 수수료로 24억원을 가져갔고, 은행은 정보제공으로 9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보 이용 수수료가 30원, 50원 정도다. (이 정보는) 은행이 금액과 리스크를 계산하고 가공해 퀄리티가 다르다”며 “신규기업은 수수료를 낮추더라도 기존기업에는 수수료 체계를 새로 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 회장이 언급한 ‘정보’란 은행 등 금융사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플랫폼에 제공하는 마이데이터로 보인다.
지난해 금융위는 금융사가 마이데이터를 가공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원가(1293억원) 중 전송비용이 280억~300억원가량 된다고 추산했다. 지금까지는 이 전송비용을 국내 시중은행들이 전담해서 부담해 오는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 은행들은 자신들이 비용을 전담하는 현 구조가 불합리하다 주장했고, 금융위는 이러한 의견을 수렴해 올해 7월부터는 네이버페이 등 마이데이터 사용률이 높은 핀테크 사에도 전송비용을 부과하도록 제도로 변경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고금리 시대에 서민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의도로 제작됐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는 1100조원으로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86만원에 달한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하면 평균 약 1.6%포인트의 금리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플랫폼이 기획된 처음 의도대로 제대로 작동한다면 실제 한푼이 아쉬운 차주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환대출 플랫폼이 갖는 의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은행들이 바라본 이 플랫폼은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문이기도 하다. 신용대출 대환대출은 8개월간 2조7064억원 규모로 움직였다. 은행권이 가져갈 이자 이익 역시 막대하다.
물론 이 시장은 핀테크 업체와 상생하면서 동시에 공조해야만 제대로 돌아가는 생태계다. 당연히 핀테크 업체와의 생존 경쟁은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다. 다시 말해 대환대출 시장은 은행이 사용한 300억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기회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수수료 9000만원이 적다는 조용병 회장의 읍소가 전형적인 소탐대실 발언으로 들리는 이유이다. 이자를 아끼려는 서민을 신규 고객으로 영입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외면한 채, 수수료라는 잿밥을 논하는 모습에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과연 이런 연합회가 정부와 금융기관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서민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할 수 있을지 의심이다.
실제 핀테크 업계 한 관계자 은행권을 대표하는 인물의 이 같은 발언에 경악했다. 익명의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대환대출로 얻는 수익도 적지 않을 텐데 그 부분은 쏙 뺐다”며 “핀테크 대환대출 전체수수료와 은행 대환대출 전체수수료 비교가 아닌, 마이데이터를 비교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고객들은 아메리카노 1잔 값에 오픈뱅킹을 열고 은행들이 마이데이터로 활용할 나만의 개인정보를 기꺼이 내어줬다. 은행들이 귀중한 고객의 정보를 가공해 다양한 마케팅과 수익원으로 활용하면 나를 위한 서비스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어려운 서민의 이자를 깎아주겠다는 대환대출 플랫폼의 이면에서는 고객의 이자 부담 고충을 줄여주겠다는 노력보다 수수료를 더 챙겨야겠다는 고민이 앞서는 것 같다. 대의 속에서도 돈 냄새를 맡는 금융업의 본질이 묻어난 것 같아 씁쓸하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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