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수출 8개월째 역성장...잇단 수출 활성화 대책 무색

장학진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1 14: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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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수출 522억달러, 15%↓...수입도 14% 감소한 543억달러
무역적자 21억달러 15개월째 지속...1월 이후 적자폭 축소
반도체, 중국수출 부진에 정부 수출대책 등 '백약 무효'
▲수출부진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으로 입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5월에도 수출이 두 자릿수의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월간 기준 '마이너스수출'이란 달갑지 않은 기록을 1개월 더 늘린 것이다.


어느 새 연속적으로 수출이 줄어든 달이 8개월로 늘어났다. 세계 6대 수출강국이라던 대한민국의 수출이 글로벌 복합위기에 따른 수출시장 여건 악화 속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와 수요위축이 가져온 수출부진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경쟁국들에 비해 대한민국의 부진 강도가 높고 골이 깊다는게 문제다.


정부는 일평균 수출실적 회복 등 내용 면에서 수출상황이 점차 개선되는 분위기라고 안위한다. 그러나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수출활성화대책이 아직까지 의미있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아픈 손가락' 반도체, 10개월째 수출 감소 부진

5월 수출이 8개월째 역성장하며 부진한 모습을 벗는데 또다시 실패했다. '수출효자'에서 이젠 '아픈손가락'으로 전락한 반도체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데다가, 최대교역국 중국 수출 부진이 맞물리는 현상이 1년가까이 지속된 결과다.


수입 역시 5월에도 의미있는 감소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입이 수출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2% 감소한 522억4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10월 마이너스성장으로 돌아선 이후 벌써 8개월 연속 역성장이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14개월 연속 수출 감소 이후 가장 긴 부진이다.


이젠 대한민국 수출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자리잡은 반도체와 대 중국 수출의 '총체적 부진'이 주요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5월 반도체 수출액은 73억7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36.2% 감소했다. 최근 수 개월 평균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이로써 반도체수출은 작년 8월 이후 10개월째 마이너스성장세를 이어갔다.


스마트폰 등 IT제품 판매 부진으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감소한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D램고정가가 작년 6월 3.35달러에서 지난달 1.40달러로, 낸드플래시는 작년 5월 4.81달러에서 지난달 3.82달러로 하락, 수출부진을 부채질하고 있다.

■ 심상치 않은 석유화학의 부진...수출 효자 '자동차'만 선전

품목별로는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제품(-33.2%), 석유화학(-26.3%) 등 주력제품 수출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석유화학이 수출감소폭이 커지고 있어 수출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강세를 보였던 배터리(2차전지)도 -4.9%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의 강세는 5월까지 계속됐다. 자동차는 4월보다는 증가폭이 줄어들었으나 49.4% 증가하며 새로운 수출효자로서의 가치를 또다시 입증했다. 배터리 수출은 감소 속에서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는 17.3%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총체적 수출부진에 대해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조업일수 감소(-1.5일)와 반도체 등 IT업황 부진, 작년 5월 수출이 역대 월 기준 2위 실적(616억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역(逆)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수출이 장기부진 속에서 일평균 수출액이 눈에 띄게 회복된 점을 주목해야한다고 어필했다. 실제 산업부에 따르면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24억달러대를 회복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1월 21억6000만달러, 2월 22억7000만달러, 3월 22억9000만달러, 4월 22억달러도 횡보하다가 5월들어 24억3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주요 6대 지역 수출이 모두 줄었다. 특히 반도체가 흔들리면서 한국의 최대 반도체 수출 시장인 중국과 교역 부진이 이어졌다.


다만 중국 수출은 100억달러대를 회복했다. 휴무일을 뺀 실제 조업일수 기준으로 일평균 수출(4억9400만달러)액도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지만, 조금이나마 호전된 결과로 해석된다. 

 

▲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서울창업허브M+'에서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 첨단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누적 무역적자 273억달러...尹 '수출역량 강화' 강조

수출 못지 않게 수입도 줄었다. 5월 수입액은 543억4천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14% 감소했다. 원유(-16.2%), 가스(-20.2%), 석탄(-35.1%) 등 3대에너지 수입액이 20.6% 감소한 데 따른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입이 수출을 웃돌면서 지난달 무역수지는 21억200만달러 적자를 냈다. 5월 1일~20일까지 무역적자가 40억달러를 넘긴 것을 감안하면, 5월에 남은 11일 동안 수입이 크게 몰린 것으로 읽힌다.


작년 3월 이후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무역적자 행진은 이제 연속기록을 15개월로 늘렸다. 적자가 쌓이면서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73억4600만달러에 이른다.


1월 125억1천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2월 52억7천만달러, 3월 46억2천만달러, 4월 26억2천만달러, 5월 21억2천만달러 등으로 넉 달 연속 줄어들고 있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수출실적이 좀처럼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자 정부는 모든 역량을 끌어모아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수출 위기 극복과 수지 개선을 위해 ‘국가첨단산업육성 전략’ 수립,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 공제율 상향, 세일즈 정상외교 등을 추진해왔다”며 “앞으로도 범정부 역량을 총결집해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 3분기 이후 정부가 공격적인 수출확대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 매월 부진한 수출성적표를 내자 현재의 수출환경과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상 정부대책이 '백약 무효'인 실정이다.


업계 한 수출전문가는 "현재의 복잡한 국제정세와 수출여건을 종합해 볼 때 정부의 노력만으로 수출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게 입증됐다"면서 "중장기적 안목에서 수출경쟁력을 높이며 수출시장 상황의 반전을 준비하는게 더 생산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서울창업허브M+'에서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서 "그간 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 차원에서 수출전략회의를 진행했지만 이젠 수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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