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가치의 급등으로 촉발된 외국 자본의 이탈과 복합 경제위기 여파로 증시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진 탓에 고성장세를 지속해온 벤처투자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장 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의 특성상 증시의 호황 여부가 당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증시가 장기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며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상반기 벤처시장 동향을 보면 올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4조61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240억원) 대비 24.3% 늘어났다. 하지만, 작년동기 대비 65.3% 증가한 1분기와 달리 2분기엔 4.2% 감소세로 반전한 것으로 집계돼 증시부진과 IPO(기업공개)시장이 위축된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액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55.9%나 급증한 4조4344억원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벤처자본의 대표적인 출구(exit) 수단인 증시의 벤처투자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VC업계 한 대표펀드매니저는 "정부의 적극적인 벤처자본 활성화 정책에 따라 펀드레이징(펀드결성)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지만, 출구수단인 증시가 언제 회복될 지 예측하기 어려워 VC들이 투자를 늦추고 있다"면서 "벤처투자시 투자 밸류에이션을 정할때 상장기업과 비교하기 때문에 증시가 침체기에 빠지면 피투자기업과의 밸류에이션 괴리가 커 투자하기 더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중기벤처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상반기 벤처투자와 펀드 결성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2분기 실적의 경우 작년 2분기와 비교해 감소하는 등 추세적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1분기 벤처투자 열기가 워낙 뜨거웠던 탓에 상반기 전체 투자 지표는 역대 최고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상반기 벤처투자 건수 2815건, 건당 투자금액 14억2000만원, 투자기업 수 1350개, 기업당 투자액 29억7000만원 등이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가 집중 투자대상이었다. ICT투자액은 총 1조4927억원으로 다른 업종을 압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 무려 69.0% 늘어난 결과다.
상장 바이오 기업들이 줄줄이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IPO를 추진중인 에이프릴바이오 등 바이오 기업들이 저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탓에 VC들이 바이오 투자에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면서 바이오·의료 업종의 투자는 총 6758억원으로 전년 반기 대비 17%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통상 투자 후 2~3년후에 회수를 하는 VC들이 지금의 증시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은 심리적인 요인"이라고 전제하며 "글로벌 경제 복합위기가 뚜렷이 개선되거나 증시가 빠르게 회복되기까지는 VC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쉽지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벤처투자의 흐름 변화에 상관없이 펀드결성, 즉 펀드레이징 시장은 계속 활기를 띠고 있다. 상반기 벤처 펀드 결성 규모는 총 4조4344억원이며, 펀드결성사가 176개에 달하는 등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전년 동기 대비 55.9% 늘어난 급증세다. 반기 기준 4조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회수시장이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펀드결성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 출자가 계속 늘고 있는데다가 민간부문에서 시중은행의 출자사(LP) 참여가 활성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VC업계에선 기준 금리인상 분위기 속에서 예대마진이 더욱 늘어나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LP참여를 통한 간접적인 벤처투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 하반기 벤처펀드 결성시장도 활황이 예상된다.
업계에선 다소 유동적이긴 하나 벤처펀드 결성이 통상적으로 하반기에 집중되는 양상을 띠고 있어 올해 벤처펀드 결성 총액이 지난해(9조2171억원)보다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상반기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91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개사보다 크게 늘어나 벤처투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