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지출·보상 제한 등 새 게임규제책 초안 공개
최대 시장 中규제 움직임에 게임업계 업황 불확실성 고조
| ▲텐센트가 서비스, 중국신화를 창조한 스마일게이트의 대표게임 '크로스파이어'. <사진=스마일게이트> |
중국 정부가 최근 대량의 판호(서비스 허가증) 발급과 함께 온라인게임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추진 중이어서 국내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 진출의 필수 관문인 판호 발급을 늘린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게임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향후 로열티 등 수익 창출과 관련이 깊은 까닭이다.
중국의 게임규제당국인 국가신문출판서(NPPA)는 지난 22일 게임 중독과 과도한 시장 팽창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내걸고 예상보다 강한 ‘온라인게임 관리대책’초안을 내놨다.
공교롭게도 NPPA는 이날 한국게임을 포함한 외국산 게임 40종에 판호를 발급했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2′(블소2)와 위메이드의 ‘미르M’,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X: 넥스트 제너레이션’이 포함됐다.
마치 ‘병주고 약주는 식’의 규제와 진흥의 엇갈린 정책에 국내 게임업계의 업황 불확실성은 커졌다. 중국은 한국산 게임의 최대 수출국이어서 향후 게임수출과 기존 중국 진출게임 매출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게임 내 지출한도 지정… 지출유도 상품 제공도 불가
NPPA가 이날 공개한 게임규제안의 핵심은 게임 내 과금 한도를 정하고 이용자에 대한 보상을 줄이는 것이다. 우선 게임퍼블리셔들은 온라인 게임에 대한 지출 한도를 설정, 게이머들이 게임 도중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갑의 충전 한도를 게임 업체들이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일 로그인하는 이용자와 장시간 이용자에 대한 보상, 이용자 지출을 유도하는 상품도 제공할 수 없다. 또 불합리한 소비행위에 대해서는 이용자에게 팝업창을 통해 경고해야 하며 미성년자는 아예 확률형 아이템에 접근할 수 없다.
이 안이 확정되면 중국 내 게임들은 배틀패스, 확률형 아이템을 통한 수익모델(BM)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객당가(ARPU)가 높은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류의 게임들이 상대적으로 더 수익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서비스를 앞둔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 <사진=데브시스터즈> |
NPPA는 이와 함께 개인미디어 등을 통해 게임 장면을 생중계하는 스트리머도 규제할 방침이다. 이용자들이 스트리머에게 일정 금액 이상을 후원할 수 없도록 규정하겠다는 얘기다.
게임 내용 규제도 강화한다. 민족 차별을 선동하거나 민족 단결을 손상시킬 수 있는 내용, 국가 종교 정책에 반하는 사이비 종교나 미신 등 내용 등을 검열하겠다는 뜻이다.
중국 NPPA는 과거에 게임의 내용이나 캐릭터, 그림 등에 규제를 한 적이 있는데, 이를 보다 강화하겠다는 판단이다. 한국산 MMORPG류가 상당수가 신화를 배경으로 하거나 신비로운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NPPA, 의견수렴거쳐 내달 말 확정… 中게임주 폭락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인 A사 대표는 “이번 NPPA 초안대로라면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인센티브 수단을 포기해야 하며 주수익원인 확률형 아이템 비중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매출과 수익 감소를 면키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 NPPA의 이번 규제안은 확정안이 아닌 초안이며 앞으로 다소 수정의 여지는 남아있다. NPPA도 지난 23일 “관련 부처와 기업, 이용자 등의 의견을 수렴과정을 거쳐 최종안안 다음달 22일까지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게임 내 지출총액과 보상을 제한하는 기본 골격은 유지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규제 초안이 나오자마자 중국 주요 퍼블리셔들의 주가가 폭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 ▲ 텐센트 로고 <사진=연합뉴스> |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1, 2위 게임업체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주가는 지난 22일 각각 13.5%, 26.8%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텐센트 주가는 26일에도 전일대비 큰 폭(-12.35%)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온라인 게임 기업으로 ‘크로스파이어’ 등 한국산 게임을 주력 서비스 중이다. 잇따른 주가 폭락으로 26일 텐센트의 시총은 3330억 달러(약 433조원)로 삼성전자에 밀려나며 아시아 시총 3위로 주저앉았다.
주요 게임업체 실적하락과 게임시장 위축 우려감이 커지자 NPPA는 규제안을 내놓은 지 얼마되지 않아 판호를 대량 발급하며 업체달래기에 나섰다.
◆韓 게임업체 타격 불가피… 신규 진출업체 ‘실망’
NPPA는 22일 외국산게임 40종에 대한 판호를 발급한 데 이어 25일에는 중국게임 105종에 대해 내자 판호를 내줬다. 이로써 올해 발급한 내자 판호 수는 모두 977종으로 늘었다.
이는 2021년 672종, 지난해 468종의 내자 판호를 발급한 것에 비하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NPPA가 한 번에 100종이 넘는 내자 판호를 발급한 것도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판호 발급이 늘어났음에도 기존 주요 중국 진출 게임의 경우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대표적인 기업이 스마일게이트, 넥슨, 위메이드 등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다.
| ▲게임시장 위축으로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인 게임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고강도 규제 추진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부산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2023' 현장. <사진=연합뉴스> |
중국의 판호발급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이후 중국 서비스 기대감을 키웠던 국내업체들도 고민이 커졌다. 국내시장이 위축돼 있어 중국서비스를 새로운 돌파구로 활용하려 했던 계획이 고강도 규제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장기 침체에 빠진 게임업황 개선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정의훈 연구원은 25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당국의 온라인 게임 규제 강화로 내년 중국 게임시장의 회복 기대감이 불투명해졌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한국게임 판호를 재개한 것이 얼마되지 않고, 중국서 고수익을 내는 게임이 극히 제한적이라 당장에 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지난해부터 3차례에 걸친 판호재발급으로 기대에 부풀었던 업체들과 중국진출을 타진해왔던 업체들의 실망감은 작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중국이 판호발급을 재개한 이후 중국 판호를 받은 국내 게임은 12종이며 2021년 기준 한국산 게임의 국가별 수출 비중은 중국이 34.1%로 가장 높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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