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면 안 팔린다”…설 대목에도 ‘가성비’가 답이다

김은선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6 15: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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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소비 국면,‘체면 소비’에서 ‘실속 소비’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가성비 선물세트로 정면 승부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설 명절 유통 시장의 공식이 바뀌고 있다. 고가 선물 중심의 체면 소비 대신 가격 부담을 낮춘 실속형 선물세트가 대목 소비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불경기와 고물가 흐름이 장기화되면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역시 ‘비싸지 않아도 충분한 선물’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 이마트 설날 선물 사전 예약/사진=이마트

 

선물 선택 기준이 가격 대비 만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판단 속에 품목 구성과 가격 정책, 판매 구조 전반에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 이마트, ‘가성비+신선도’ 투트랙 전략

이마트는 가성비 기조 속에서도 차별화 요소로 ‘신선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중간집계이긴 하나 설 사전예약 초반 실적은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오일 선물세트가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설 사전예약 기간 오일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고, 프리미엄 올리브오일·아보카도 오일 등 건강과 미식을 결합한 상품이 매출의 약 65%를 차지했다.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행사 카드 할인과 기획 물량 확대를 병행하면서도, 상품 자체는 고급 원료와 스토리를 갖춘 구성을 유지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오일 선물세트는 명절 이후에도 일상 소비로 이어질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 맞물리며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이마트 프리미엄 오일 선물세트/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여기에 산지 직송 서비스 ‘오더투홈’을 설 선물세트에 본격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추석 대비 물량을 2배 늘린 48종을 운영하며, 주문 즉시 산지에서 출고되는 구조로 신선도를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추석 명절 기간 오더투홈 매출은 평월 대비 97% 증가했고, 40·50대 주부 고객이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마트는 한우·버섯·산양삼·전복 등 신선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해당 상품군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 롯데마트, 800여 종 중 선물 세트 절반 이상 ‘5만원 미만’

롯데마트는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설 사전예약 선물세트 800여 종 가운데 절반 이상을 5만원 미만으로 구성하며, 불경기 국면에서도 명절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원물 시세 상승에도 과일·견과·김·가공식품 등 주요 품목 가격을 동결하거나 혜택가를 낮춰 소비자 체감 부담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사전예약 중간 실적(12월26일~1월14일)은 전년 설 대비 약 10% 신장했다. 사과·배 혼합 과일 세트와 김 세트 등 전통 명절 품목이 안정적인 수요를 보였고, 기업·단체 고객을 중심으로 생활용품과 통조림 세트 판매도 늘어났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채널 ‘롯데마트 제타’에서도 동일한 가격 전략을 적용하며, 가성비 상품 300여 종을 전면 배치했다.

 

▲ 지난 2025년 추석 당시,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선물세트를 홍보하는 모습/사진=롯데마트

◆ 홈플러스, 5만원 이하 선물 비중 78% 까지 늘려


홈플러스 역시 설 명절 전략의 중심을 가성비에 두었다.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기간을 51일로 길게 가져가며, 5만원대 이하 선물세트 비중을 전체의 78%까지 확대했다. 신상품의 83%를 5만원대 이하로 구성하고, 행사 카드 할인과 무이자 혜택을 결합해 구매 진입 장벽을 낮췄다.

과일 선물세트의 82% 이상은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했고, 산지 변경을 통한 원가 절감 전략도 병행했다. 축산·잡화 선물세트 역시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해 홈플러스는 사전예약 실적 수치에 대해서는 별도 공개하지 않았다.

 

▲ 홈플러스 '2026 설날 선물세트 사전예약'/사진=홈플러스

◆ ‘체면 소비’에서 ‘실속 소비’로

업계에서는 이번 설 명절이 소비 패턴 전환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명절 선물마저 가격과 실용성이 최우선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고가 중심의 과거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환경이 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선물도 이제는 체면보다 실용과 가격이 우선되는 소비로 완전히 이동했다”며 “가성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설 대목에서도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설 명절을 앞둔 유통 시장은 더 이상 ‘비싼 선물이 잘 팔리는 장’이 아니다. 올해 설은 5만원 한 장으로도 충분한 만족을 주는 실속형 선물세트가 소비 흐름을 주도하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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