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과도한 규제에 성장 발목잡히는 금융권

김자혜 / 기사승인 : 2024-02-15 16: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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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 김자혜 기자

최근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성적표가 나왔다. KB금융을 제외하고는 신한·하나·우리금융의 순이익이 다 줄었다. 지주들은 이익이 줄어든 요인으로 상생금융과 충당금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 4대지주는 지난해 비이자이익만 10조5187억원을 벌어들여 전년보다 48.0% 성장했다. 상생금융, 충당금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지 않았다면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더 늘어났을 것이다.

 

상생금융, 충당금 모두 지난해 정부가 요구한 사안이다. 정부는 은행이 예대마진으로 이자 장사를 했으니 사회에 돌려주라며 상생금융을 요구했다. 또 충당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불안하니 미리 건전성을 관리하라며 주문했다.
 

상생 금융안으로 은행이 각 2000억~3000억원대 자금을 차출하면서 4대은행에서 올해 약 1조300억원대 자금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지원금으로 투입된다.
 

예대마진을 남겨 이자 장사를 하지 말라는 당국 요구에 이들 지주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대~5.46% 늘어나는데 그쳤다. 다행히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금융시장 유동성이 따라주면서 4대 지주에서 전년 동기 대비 48.0% 급증했다. 

 

예대마진을 늘리지 못하니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현행 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은 운용리스, 퇴직연금 등 축적형 수수료 외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따라줘야 한다. 뒷받침해 주지 않는다면 비이자이익 확대에 제동이 걸린다. 

 

특히 최근 홍콩 항셍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로 금융감독원은 은행이 ELS를 팔지 못하도록 압박했고 판매중단으로 이어졌다. 기대가능한 이자수익원을 하나 잃으면서 수익원을 발굴하는데 한계에 부딪힌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새로운 비이자수익 사업을 내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는 경제적으로 심판의 역할, 시장실패의 치유, 소득재분배, 경제 안정화 등의 역할을 갖는다. 하지만 과도한 개입이 성장을 막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은행은 서민의 버팀목이면서도 동시에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거대 빅테크 기업과 싸워야 하는 숙명에도 처해있다. 

 

규제로 누르면서 성장을 방해한다면 은행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도 줄어든다. 뭉뚱그려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성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규제만 적용하는 세심한 핀셋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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