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벤처시장에 선순환 기대...산은 출자율 낮은 건 아쉬워
산업은행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ern)으로 요약되는 모험 자본 시장의 선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1조 원 규모의 정책지원펀드 조성에 나섰다.
산은은 '모험자본' 시장의 선순환 체계 구축과 벤처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2023년 정책지원펀드 출자사업을 공고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4월 20일 정부의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 후속조치로 마련된 이번 정책지원펀드는 산은이 3천억 원, 민간이 7천억 원을 각각 출자해 1조 원 이상 정책펀드를 조성한다는게 기본 목표다.
| ▲산업은행이 벤처자본 시장의 선순환 체계 구축을 목표로 대형 세컨더리펀드와 M&A펀드 조성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사진=연합뉴스제공> |
이번에 조성되는 펀드는 세컨더리, M&A(인수합병), 글로벌선도 등 3개 분야이다. 산은 3개 카테고리에 총 9개 펀드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측은 내달 10일까지 제안서를 접수받아 심층 심사를 거쳐 오는 9월말경 9개 GP를 선정 완료할 예정이다.
■ 엑시트 활성화에 방점...세컨더리펀드에 40% 할당
산은의 이번 정책지원펀드 출자사업의 핵심은 벤처캐피털의 투자금 회수, 즉 엑시트(Exit) 시장의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벤처캐피털이 보유한 비상장 투자기업의 구주를 주로 인수하는 세컨더리펀드와 M&A펀드가 그것이다.
산은은 우선 이번 정책펀드 조성 총액의 40%에 해당하는 4천억 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산은은 1200억 원을 출자하고 민간부문은 2800억 원을 매칭한다. 펀드조성은 2천억 원짜리 대형 펀드 1개와 각 1천억 원짜리 중형 펀드 2개 등 총 3개다.
산은은 벤처투자 시장의 흐름상 세컨더리 펀드를 통해 벤처캐피털의 엑시트를 활성화하는 것은 벤처자본의 선순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의 주목적 투자 대상은 기존 벤처펀드가 보유한 투자자자산의 인수다. 벤처투자조합, 신기술투자조합,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 등의 구주와 CB(전환사채), RTPS(상환전환우선주) 등이 주 투자대상이다.
IPO(상장)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선 이러한 세컨더리펀드는 벤처자본의 선순환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는 금융당국이 앞서 벤처캐피털의 엑시트 활성화를 위해 세컨더리와 M&A펀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산은이 세컨더리펀드와 함께 M&A펀드 조성에도 900억 원을 출자하는 것도 결국은 이번 정책펀드 조성이 엑시트 시장 활성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 할 수 있다.
M&A펀드의 경우 산은 출자금을 바탕으로 민간부문이 2100억 원을 공동 출자해 2천억 원대 대형 펀드 1개와 1천억 원대 중형 펀드 1개 등 2개펀드, 총 3천억 원이 조성된다.
산은은 이와함께 해외기업과 기술제휴·합작기업 설립 및 수출강화 기업에 집중 투자할 글로벌 선도펀드 3천억 원을 조성키로 했다. 조성할 펀드는 각 1천억 원짜리 중형펀드 2개와 500억 원짜리 소형 펀드 2개 등 총 4개다.
산은은 글로벌 선도 펀드가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 2023년 정책지원펀드 출자사업 계획. <자료=산업은행> |
■ 업계 환영 분위기...출자율, 선정기준 등은 불만
산은 측은 "이번 출자사업은 시장 내 필요성이 높은 분야에 산은이 주도적으로 시장조성자 역할을 적시에 수행함으로써 해당 분야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이 이처럼 벤처캐피털의 엑시트 활성화에 정책 목표를 두고 대규모 세컨더리와 M&A 펀드 조성에 나섬에 따라 IPO와 M&A 시장 위축으로 투자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반기 들어 IPO시장이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IPO시장 분위기는 과거에 비하면 여전히 냉랭하다. 이런 상황에 산은의 세컨더리와 M&A펀드가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는 얘기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들은 "산은의 세컨더리펀드는 기존 펀드가 보유한 ·벤처기업 투자지분을 집중 인수,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히 위축된 모험자본의 엑시트 활성화에 적지않이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벤처자본 시장의 선순환 체계 구축의 마중물 역할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다만, 산은의 출자금이 전체 결성목표액의 30%에 불과한 것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이다. 새마을금고 사태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한데다가 IPO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70%의 민간자본을 유치해야하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펀드를 운용할 GP선정의 우대 기준이 대형 벤처캐피털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중소 벤처캐피털업계의 불만을 가중 시키는 요인이다.
산은 측은 산은 위탁펀드 운용 펀드 청산 수익률이 우수한 경우, 산은 ESG투자 이행점검에 따른 우수 운용사로 선정된 경우, 산은과의 업무협력 실적 등을 이번 펀드 운용사 선정에 가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중소 벤처캐피털사의 대표는 "산은의 우대기준을 보면 중소벤처캐피털은 아예 배제시킬 의도가 다분하게 느껴진다"면서 "자본력이 막강한 신기술금융사나 일부 대형 벤처캐피털이 펀드를 나눠먹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같다"고 꼬집었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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