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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경제 김연수 기자 |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우리은행이 최근 삼성카드와 손잡고 최고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을 내놨다.
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이 통상 내부 카드사와 연계 혜택을 강화해 고객을 그룹 안에 묶어두는 ‘Lock-in(락인)’ 전략을 써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마케팅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협업을 단순 이벤트성 상품보다 달라진 고객 확보 경쟁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과거처럼 ‘계열사 시너지’만으로 고객을 붙잡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금융지주들은 은행과 카드 계열사를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는 방식의 내부 시너지를 강화해왔다.
KB국민은행은 KB국민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예·적금 우대금리와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연계 상품을 운영해왔고, 신한은행 역시 신한카드 결제 실적과 연동한 적금·우대금리 상품 등을 통해 그룹 내 고객 접점 확대에 힘을 쏟아왔다.
하나은행도 하나카드와의 연계 혜택을 기반으로 한 ‘트래블로그’ 서비스를 앞세워 해외 결제·환전·체크카드 기능을 결합한 여행 특화 플랫폼을 키워왔다. 단순 금융상품 판매를 넘어 은행과 카드 계열사를 연결해 고객을 그룹 안에 머물게 하는 전략적 의미가 컸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 경쟁 구도는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예·적금 금리만으로 고객을 붙잡기 어려워진 데다 토스·카카오·네이버 등 빅테크 플랫폼이 금융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금융사 간 경계도 점차 흐려지고 있다.
고객들 역시 특정 금융그룹 계열이라는 이유보다 혜택과 편의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선택하는 흐름이 강해지는 분위기다.
카드업계 사정도 녹록지 않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조달 비용 부담, 연체율 상승 등이 겹치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확대와 생활밀착형 플랫폼 경쟁에 집중하는 이유다.
은행권 역시 앱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쇼핑·결제·구독·모빌리티 등 비금융 서비스 연계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우리은행과 삼성카드의 협업은 단순 적금 판매 이상의 의미로 읽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삼성월렛 운영 사업자로 참여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 ‘모니모’ 전용 입출금 통장 출시도 예고한 상태다. 금융지주 내부 연결성보다 고객이 실제 머무는 플랫폼과의 접점을 우선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개방형 협업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는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협업 확대가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약화시키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작업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금융권 경쟁은 이제 ‘누구 계열인가’보다 ‘누가 더 자주 쓰이고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가’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고객은 혜택을 따라 움직이고, 금융사는 그 고객이 머무는 플랫폼을 따라간다.
우리은행과 삼성카드의 협업은 금융권 플랫폼 경쟁의 변화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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