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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부 김자혜 기자 |
유사 암은 암과 닮았지만, 증식과 전이가 되지 않아 암으로 분류하지 않는 질병이다. 예를 들면 갑상선 암, 경계성 종양, 제자리 암 등이 해당한다. 위암이나 폐암 등 일반 암보다 위험도는 낮지만,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 암은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 1위(68.6명)를 기록했다.
암·뇌·심장 등 3대 질병에 대한 보장은 보험소비자들 사이에서 필수적으로 인식될 만큼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보험사들은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 통합 암보험을 만들었다. 부위별 암 보장 항목을 늘리거나 원발 암에 대한 중복보장, 보장 횟수 확대 등 그동안 비어있던 보장 영역을 촘촘히 메우면서 가입자를 유치했다.
특히 손해보험사들은 이달 초부터 통합 암보험을 판매하면서 유사 암의 진단비를 2000만원으로 구성해 마케팅을 벌였다.
위암, 폐암 등 발병 확률이 높은 일반 암의 진단비는 최소 100만 원으로 하고, 두경부암 같은 발병률이 낮은 질병의 진단비는 1억 원까지 높였다. 이렇게 진단비를 구성하면 유사 암 진단비 가입 한도(일반 암의 20% 수준)를 2000만원까지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상품을 판매한 지 한 달여 만에 ‘단돈 만 원대에 유사 암 2000만원 보장’ 등이 기존의 권고사항에 맞지 않는다며 제지에 나섰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과당 경쟁’, ‘손해율 상승’, ‘소비자의 피해’ 등을 야기한다며 명분을 내세워왔다. 하지만 정작 현재까지 규제 대상이 된 간호·간병비, 단기납종신 환급률, 유사 암 진단비 등을 보면 소비자의 피해라고 볼 정도의 문제가 불거진 적은 없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손해율 상승을 이유로 우려하는데, 영리 목적의 보험사가 손해가 뻔한 판매를 지속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특히 보험상품은 과거 '오래된 상품이 좋다'는 통설이 있었지만, 2016년 이후부터 보장 영역이 다양해지고, 보험료 부담도 낮추는 등 선택의 폭은 더 확대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국의 규제로 상품이 절판 되면, 예를 들어 유사암 진단비 2000만원의 상품을 원했던 보험 가입자는 더 이상 상품을 선택할 수 없게 된다.
당국의 의도와는 반대로 설계사들은 이를 활용해 절판 마케팅을 벌인다. 또 절판 후 유사 상품이 재출시 되면, 설계사들은 같은 보장에 더 좋은 혜택으로 바꾸라며 보험 갈아타기 마케팅도 가능하다. 소비자의 피로도만 높아지는 꼴이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두더지 잡기처럼 반복되는 규제에 고객 관점 상품을 개발하기보다 제약 조건을 우선 시 하게 되고, 눈치보기에 급급해 위축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금감원은 단순한 감독에 그칠게 아니라 소비자, 보험사 등 시장 참여자가 어느 정도 동의할 만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럴 시점이 왔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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