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제약업계, ‘제네릭 약가 인하’ 두고 평행선

전인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2 17:26:46
  • -
  • +
  • 인쇄
정부, 오리지널 약가 대비 53.55% → 40% 인하 검토
제약업계 “수조원 매출 감소·R&D 위축 우려” 반발
건정심, 26일 본회의서 약가 산정률 최종 결정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정부가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면서 제약업계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전경/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에서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상정해 논의했지만 제네릭 약가 산정률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현재 국내 제네릭 의약품 가격은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정부는 약가 산정 비율을 4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전날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을 열어 약가 인하 정책 재검토를 촉구한 바 있다. 협회는 제네릭 약가 산정률의 마지노선을 48.2% 수준으로 제시하며 정부와 제약업계가 공동 연구를 통해 약가제도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의료비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5%로 OECD 평균(14.4%)을 크게 웃돈다고 설명했다. 영국(11.8%), 프랑스(13.1%), 일본(16.3%)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로 약제비 지출이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제네릭 의약품은 사용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약제비 절감에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제네릭 약가가 가격 하한선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 약가를 낮춰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고, 절감된 재원을 신약 개발 지원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약가 인하가 제약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의 주요 수익원이 제네릭 의약품인 만큼 약가 인하가 시행되면 연간 수조원 규모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 여력이 줄어들고 고용 위축 등 산업 전반에 파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전히 정부와 제약업계 간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약가 인하를 둘러싼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정심은 이달 26일 열리는 최종 본회의에서 약가 산정률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특정 제약업체들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부가 제약업계의 상황을 충분히 수렴해 정책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