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긴급 수혈 나선 ‘우리금융’…담보 제공 지원에 ‘포용금융’ 생색

김소연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8 14: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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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김병주 MBK 회장 개인 담보로 DIP 금융 참여
업계 “담보 대출일 뿐, 포용금융 사례로 보기 어려워” 지적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우리금융그룹의 ‘홈플러스 회생 긴급 운영 자금’ 지원을 놓고 ‘포용금융’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를 ‘포용금융’ 실행 사례로 강조하고 있지만, 대주주의 개인 담보를 전제로 한 구조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포용금융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1일 MBK파트너스가 주도한 홈플러스 DIP(Debtor-In-Possession, 긴급운영자금) 금융 1000억원 중 500억원을 지원했다. 해당 자금은 임직원 급여 지급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정산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이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긴급 자금을 지원했지만 대주주 개인 담보 구조로 인해 ‘포용금융’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사진=김소연 기자

 

DIP 금융은 회생 절차 기업이 기존 경영권을 유지한 채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고위험 자금 공급으로 분류된다. 이번 홈플러스 지원 역시 서울회생법원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 연장에 맞춰 긴급 투입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를 두고 “꼭 필요한 곳에 힘이 되는 포용금융”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명칭과 실제 구조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자택 등 개인 자산이 담보로 제공되면서 금융기관이 부담해야 할 손실 위험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포용금융은 저신용자나 자금난을 겪는 대상에게 일정 수준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금융 접근성을 넓혀주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번 지원은 대주주의 담보 제공을 전제로 한 만큼 위험을 떠안고 자금을 공급한 전형적 포용금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DIP 금융이라는 틀만 놓고 보면 위험도가 높지만, 이번 건은 개인 담보가 들어가며 구조적으로 리스크가 완화됐다”며 “상징성은 있을지 몰라도 포용금융이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을 둘러싼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계열사인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 등을 통해 전국 홈플러스 62개 점포를 담보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1년 간 이자 수익 등으로 2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원회는 “메리츠금융은 대출 집행 이후 1년 만에 이자와 수수료, 원금 상환 등을 통해 약 2500억원 넘는 돈을 회수 했다”면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도 정작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긴급 운영자금의 출연금 분담에는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홈플러스의 업계 지위 불안정과 대형마트 업황 악화로 추가 지원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현실론도 나온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19개 점포를 폐점했으며 향후 6년간 41개 점포의 추가 영업 종료가 예정돼 있다.

대형마트 업황 역시 부진하다. 나이스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 판매액은 36조39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으며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주요 업체들도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 확대와 내수 부진으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경쟁력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도 점차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시장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회생계획안 인가, M&A(인수합병) 성사, 청산 등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되더라도 홈플러스의 시장 지위 약화는 불가피하다”며 “대형마트 시장 역시 기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중심의 3사 체제에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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