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할인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시행… 극장가, ‘기대’와 ‘우려’ 교차

김은선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4 18: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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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월부터 매주 수요일 문화 할인…매월 1회에서 매주 1회로 확대 변경
업계 “취지 공감…수익성 부담 우려되나 방안 모색할 것”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정부가 내달부터 ‘문화가 있는 날’을 월 1회에서 매주 수요일로 확대하면서 극장업계가 운영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관람료 할인 기회가 늘어 평일 관객 유입 증가가 기대되지만, 할인 확대가 극장 수익성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화관 내부 전경/사진=토요경제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주도 하에 문화가 있는 날을 매주 수요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문화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오는 4월부터는 매주 수요일마다 영화관을 비롯한 각종 문화시설에서 할인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지금까진 매월 마지막 수요일 하루 만을 지정해 영화관·공연장·미술관 등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해 왔다. 영화관의 경우 관람료 할인 방식으로 참여해 왔으며 제도 도입 초기에는 평일 관객 유입을 늘리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 저녁 일반관 기준 1만5000원인 영화 관람권을 7000원에 할인해 제공해왔다.

다만 이번 확대 시행과 관련해 영화 티켓 가격 및 적용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영화관 업계는 정부 지원이 없는 가운데 할인 횟수와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날 참여는 의무 사항이 아니라 자율 참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현재 극장 업계를 위한 정부의 금전적 지원이나 가이드라인 제시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확답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하는 극장 등 문화시설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인센티브 관련 예산은 대략 오는 9월 즈음에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는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시행에 대해 신중한 분위기다. 평일 관람석의 빈자리를 메워 관객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운영 경비 증가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 할인 정책 확대 논의… 극장가 “정부 지원 필요”


업계의 더 큰 고민은 극장 산업의 수익 구조다. 최근 수년간 관객 수 감소와 제작·마케팅 비용 상승, 고정비 부담이 겹치며 경영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할인 적용일이 매주로 늘어날 경우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멀티플렉스 3사인 롯데시네마, CJ CGV, 메가박스 등은 이미 통신 멤버십과 제휴 할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고 OTT 서비스에 밀려 고객 유입이 낮아진 힘든 상황에서 추가 할인 확대가 수익성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복수의 영화업계 관계자들은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정책은 현재 정부와 업계가 협의 중인 단계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이나 지원금 논의 결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영화 관람 할인 정책을 추진할 경우 극장만 비용을 부담하기보다 정부가 보조금이나 기금 형태로 일부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내부에서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할인 정책이 실제 관객 증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기존 관객이 단순히 더 저렴한 요일로 이동하는 ‘수요 이동’만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제도가 매주 정례화될 경우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져 평일 관객 회복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대작 개봉이 없는 비수기 평일에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관건은 할인 폭과 정부 지원 여부다. 업계 안팎에서는 할인에 따른 손실을 극장이 온전히 부담하는 구조가 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화가 있는 날의 주 1회 확대가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아니면 또 다른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지 업계의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당장 다음달 시행을 앞두고 향후 구체적인 운영 전략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업계 살리기 위해일각 홀드백 도입 목소리, 무제한 구독제 관람권은 신중론


OTT서비스 확산에 따라 영화 산업 전반의 유통 구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영화·유통 업계 관계자는 “영화 산업의 유통 질서를 위해 극장 상영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OTT 공개가 가능한 이른바 ‘홀드백 6개월 제도’가 도입될 필요하다”며 “영화는 기본적으로 극장에서 개봉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 자체의 가치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OTT 구독 모델을 벤치마킹한 극장 구독제 영화 관람권을 두고도 신중론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무제한 구독 형태의 영화 관람권은 극장가에 부담이 크고 콘텐츠 가치를 지나치게 낮출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관람 횟수를 제한한 구독제 영화 관람권은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콘텐츠가 염가가 아닌 정당한 가격을 받고 소비되는 구조와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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