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이란 변수에 한국 에너지 공급망 흔들리나

이덕형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8 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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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입 약 70% 중동 의존…호르무즈 해협 통과 비중 높아 유가·해운 시장 영향 가능성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란 테헤란 모습./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미국과 이란 사이 군사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 정세 불안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현재 이란산 원유를 직접 수입하지 않고 있지만 원유 공급 구조상 중동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 유가 상승이나 해상 운송 차질이 발생할 경우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하루 약 270만~290만 배럴 수준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70%가 중동 지역에서 공급된다. 

 

주요 공급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질 경우 원유 수급과 수입 비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중동 원유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은 하루 약 2000만 배럴로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 원유 역시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군사 충돌이 확대될 경우 해상 운송 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란 역시 세계 주요 산유국 가운데 하나다. 이란은 하루 약 3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로, 석유수출국기구 통계 기준 확인 매장량도 약 1500억 배럴 이상으로 세계 상위권 규모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때마다 국제 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도 이 같은 공급 영향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과거 이란과 원유 교역 관계도 상당했다. 2017년 기준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약 30만 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의 약 10% 수준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8년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대이란 제재가 강화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고 한국 역시 2019년 이후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현재 국내 정유업계는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지에스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을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 다른 공급선을 통해 원유를 조달하고 있다. 

 

다만 중동 지역 전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국제 유가 상승과 해상 운임 증가, 에너지 수입 비용 확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가격뿐 아니라 해운 보험료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현재 이란산 원유를 직접 수입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중동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높은 의존 구조 때문에 중동 정세 변화는 여전히 한국 경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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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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