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수, ‘험난한 명품의 길’

장우진 / 기사승인 : 2011-10-17 11: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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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브랜드 자존심 '점유율 1위' 불구, 명품논란 불거져

[토요경제=장우진 기자]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대표 화장품브랜드 기업으로 3분기 매출액만 6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전년대비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을 이끌고 있는 브랜드는 ‘설화수’이다. 설화수는 토종 명품브랜드로 해외 명품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으로 보이며 시장점유율과 선호도 모두 1위를 기록중이다.
그런데 토종 명품으로서의 자존심이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아직 ‘진정한 명품’은 아니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3월 설화수와 역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인 ‘헤라’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격강제 부당행위’로 적발당하며 시정명령을 받았다. 상품의 질을 떠나서 ‘명품=고가’라는 이미지가 한 순간에 ‘부당행위=고가’로 변질된 것이다.
또 지난 4월 매출분석 결과 강북 지역 화장품 부문에서는 매출 1위를 차지했으나 강남에서는 10위안에도 들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전문과들과 소비자들은 설화수가 진정한 명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남았다는 의견이다.


◇‘설화수’ 등에 업고 잘나가는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전년에 비해 10%정도의 상승폭을 전망했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매출액 6560억원, 영업이익 853억원으로 추정”이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1%, 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5149억원, 영업이익은 74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윤 연구원이 이같이 전망한데는 ‘설화수와 헤라 등 고가 브랜드의 판매호조 지속으로 백화점 및 면제점에서 약 20%의 고성장 예상’과 ‘중국내 라네즈와 마몽드의 판매호조, 금년 런칭한 설화수가 현재 5개 매장에서 연말 8개, 내년까지 20여개로 확대계획’에 의한 것이다.
실제 설화수는 경쟁사인 LG생활건강보다 5년 늦게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나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며 3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CMN과 칸타월드패널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1 대한민국 베스트 화장품 유통채널’ 조사에 따르면 총 26개 부문에서 설화수가 7개부분을 휩쓸었다.
특히 영양크림(16.5%)을 바탕으로 스킨&로션(12.6%), 에센스(12.2%), 기초토탈(11.3%) 등 핵심 부문에서 두자릿수 이상 점유율을 기록해 토종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설화수의 대표적 라인은 스킨케어 라인인데 설화수가 1위를 차지한 부문들은 살펴보면 에센스, 스킨&로션 등 주력부문에서 강세를 보였음을 알 수 있다.


▲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월 중국 베이징 팍슨 백화점 1층에 한방브랜드 설화수 매장을 오픈했다. 사진은 오픈식에 참석한 유제천(오른쪽) 아모레퍼시픽 중국본부장, 중국 유명 여배우 저우윈(중앙)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명품이라 고가? ‘아니죠’…허위명품 고가 ‘맞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화려함 뒤에는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는 법. 명품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는 설화수 역시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월 공정위로부터 설화수와 헤라에 대해 ‘가격강제 부당행위’로 적발되며 시정명령을 받았다.
설화수는 대표적인 한방화장품으로 그 동안 아모레퍼시픽의 노하우가 총 동원된 브랜드다. 1973년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최초의 한방화장품인 ‘진생삼미’를 출시했다. 이후 제품 퀄리티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해외 고급브랜드가 국내시장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1997년 ‘설화수’라는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한방화장품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아모레퍼시픽은 2007년 한방화장품만을 전담하는 화장품연구소의 한방화장품연구팀과 피부과학연구소의 한방과학연구팀을 신설해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국내 브랜드임에도 고가를 지향했고 해외브랜드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던 것은 이 같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로부터 ‘가격강제’ 행위가 적발되자 결국 ‘명품이어서 비싼 것이 아니라 명품처럼 보이기 위해 비싼 것’이라는 이미지로 낙인찍혀 소비자들의 원망을 사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소공점)에서 만난 한 주부(47세)는 “국내 제품이라 그런지 피부에 잘 받아 오랫동안 써왔는데 원래보다 비싸게 샀다고 하니 너무 아깝다”며 “최소한 먹는거나 화장품 같이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 가지고는 기업들이 장난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북서는 ‘왕’…강남서는 ‘서자’


지난 4월 백화점 봄 정기세일에 맞춰 화장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강남에서는 ‘키엘’이, 강북에서는 ‘설화수’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본 조사는 롯데백화점 본점(강북)과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강남)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참고로 ‘명품’의 경우 강남은 샤넬, 강북은 루이비통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결과에 전문가들은 마케팅 전략차라고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루이비통은 대중적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중저가부터 초고가를 호가하는 제품 등 다양한 가격군을 형성하고 있지만 샤넬의 경우 희소성에 전략을 맞춘 결과”라고 분석했다.
강남권 소비자들에게는 같은 명품이라 할지라도 ‘보다 더 명품다운 명품’을 선호하는 샤넬이 보다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이 관계자는 화장품에 대해서도 “화장품의 경우는 피부에 맞는 제품을 선호해 명품과는 달리 브랜드 자체가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강남권 소비자들은 비슷한 퀄리티의 제품일 경우 확실히 브랜드를 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많다”고 언급했다.
실제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설화수를 비롯해 SK-Ⅱ, 키엘, 랑콤 에스티로더, 크리스찬 디올, 클리니크, 오휘 후(LG생건), 비오템, 헤라(아모레퍼시픽) 등이 ‘톱10’에 선정됐으며 국내 브랜드는 3개가 포함됐다.
반면 갤러이아백화점 압구정점은 키엘을 비롯해 샤넬, SK-Ⅱ, 슈에무라, 시슬리, 나스, GA코스메틱, 베네피트, 랑콤, 라프레리 등이 10위권을 형성했다. 국내 브랜드는 단 한 개도 없으며 샤넬, SK-Ⅱ, 시슬리, 라프레리 등은 수입브랜드 중에서도 특히 고가에 해당하는 브랜드다.
심지어 설화수는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에는 현재 입점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국내 최고 점유율·선호도 1위를 자랑하는 설화수로써는 굴욕인 셈이다. 그나마 아모레퍼시픽의 최상위 브랜드인 동명브랜드 아모레퍼시픽만이 국내 브랜드로써는 유일하게 입점돼있어 위안이 되고 있다.
명품화장품을 추구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진정한 명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위로’ 치고 올라가는 것과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경쟁사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이 무게를 두고 있는 중국시장에서는 LG생건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생건은 2006년 중국에 입성해 먼저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와 모델 이영애의 인기가 맞물려 중국내 최고급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또 웅진코웨이(리엔케이), KT&G(소망화장품), 호텔신라(멀티숍 스위트메이)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화장품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설화수를 앞세우고 국내 1위를 넘어 세계시장을 아모레퍼시픽이 앞으로 전략으로 경쟁에서 승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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