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팀] 수·목요일 밤 10시대 지상파 드라마 최강자였던 MBC TV ‘해를 품은 달’이 파업 여파로 한 주 늦어진 지난 15일 막을 내렸다.
지난 2월23일 ‘난폭한 로맨스’를 마친 KBS 2TV와 지난 8일 ‘부탁해요 캡틴’을 종방한 SBS TV는 새 드라마를 아껴두고 있다가 MBC가 새 드라마를 들고 나오는 21일에 맞췄다. MBC는 하지원(34) 이승기(25)의 ‘더 킹 투 하츠’, SBS는 그룹 ‘JYJ’ 박유천(26) 한지민(30)의 ‘옥탑방 왕세자’, KBS2는 엄태웅(38) 이보영(33)의 ‘적도의 남자’다.
지난 1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공개된 ‘적도의 남자’는 판타지성 트렌디 드라마인 ‘더 킹 투 하츠’나 ‘옥탑방 왕세자’와 달리 선이 굵고 묵직하면서 호소력 깊은 정통 드라마였다.
입헌군주제인 대한민국의 왕자나 수백년을 거슬러 현대로 온 조선시대 왕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갖게 된 남모르는 기억에 아파하고, 야망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며,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아니 우리의 자화상들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다 실명하게 된 뒤 친부를 자처하는 독지가의 도움으로 재력가가 돼 13년만에 복수를 위해 돌아오는 ‘선우’(엄태웅)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선우 아버지의 죽음의 비밀과 자신의 야망을 맞바꾼 촉망 받는 검사 ‘장일’(이준혁), 첫사랑 선우를 향해 지고지순한 사랑을 펼치는 ‘지원’(이보영)과 장일을 결코 놓칠 수 없는 ‘수미’(임정은)의 이야기다.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멜로·코미디·액션 등 팔색조 매력을 뽐내온 엄태웅, 기품 있고 단아하면서도 심지 굳은 이미지를 보여 온 이보영,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공존하는 이준혁(38), 청순가련 임정은(31) 등 젊은 연기자들과 카리스마 속에 진정성을 갖춘 김영철(59), 헐렁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꽉 찬 연기를 보여주는 이원종(46) 등 중견들의 매칭이 일단 만족스럽다.

KBS 2TV ‘태양의 여자’(2010)의 작가 김인영씨와 KBS 2TV 드라마 스페셜 ‘화이트 크리스마스’(2011)의 김용수 PD가 손잡은 이 드라마는 정통 드라마의 기본인 탄탄한 극본과 짜임새 있는 연출을 기대하게 한다. 게다가 제작사가 ‘해를 품은 달’을 만든 팬 엔터테인먼트다.
‘난폭한 로맨스’가 저조한 시청률로 퇴장한 뒤 와신상담해온 KBS로서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KBS 전용길 콘텐츠 본부장은 “김인영 작가, 김용수 연출의 조합은 틀림없이 명품 드라마를 만들어낼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엄태웅, 이준혁, 이보영, 임정은, 이현우, 임시완 등 젊은 배우들이 그려낼 ‘적도의 남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청했다.
연출자 김용수 PD 역시 “장르 정도만 알 뿐 경쟁작들의 내용은 잘 모른다”면서 “시청률이라는 것이 미리 예측할수 없는 부분인지라 할 말은 없다. 단지 다들 잘 됐으면 좋겠고, 우리가 조금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김 PD는 “우리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욕망을 다룬다”며 “기존 작품들이 다룬 욕망과 다르게 슬픔을 그리고 싶었다. 누구나 욕망을 갖고 있고, 이는 비참한 삶을 이겨내기 위한 것이다. 시청자들이 거칠고 강한 욕망 속에서 슬픔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엄태웅은 “3사 드라마가 전부 센 것 같다”면서도 “우리드라마는 다른 드라마들과 장르적 차별성이 있다”고 짚었다. 특히 ‘더 킹 투 하츠’의 이승기,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 등 경쟁작의 주연들에 대해서는 “다른 배우들과의 경쟁보다 늘 내가 하던대로, 대본을 보면서 느꼈던 좋은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다”며 “내가 현장에 가서 시쳇말로 ‘맞아봐야’ 아는 타입이기 때문에 그렇게 연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새로운 매력이 드러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KBS 2TV 예능 ‘1박2일’을 통해 친해진 이승기를 두고는 “동시간대에 다른 드라마로 붙게 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같이 잘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앞서 이승기가 ‘더 킹 투 하츠’ 제작발표회에서 엄태웅을 겨냥해 “나랑만 붙는다면 오산이다. 내 뒤에 더 대단한 배우들이 많다”고 선전포고한 것에 대해서는 “내 뒤에도 (대단한 배우들이) 많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운 작업이 됐으면 좋겠다”는 형으로서의 바람도 잊지 않았다.
이보영은 “우리 드라마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이 다 들어있다. 복수, 사랑, 통쾌한 사건 해결, 출생의 비밀도 있다”며 “하지만 그런 것들이 전형적으로 그려지지 않고 굉장히 세련되게 그려진다.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악역이자 비밀의 몸통인 ‘진노식’을 연기하는 김영철은 “시청률이 시작부터 좋으면 좋겠지만 조금 덜 나오더라도 의지를 갖고 하면 정통 드라마인 만큼 40~60대 장년층 사이에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적극적이고 강한 역할을 많이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이 그런 역할을 하는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다. 그만큼 내 안에 있는 것을 모두 꺼내어 작품에 쏟겠다”고 별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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