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측, “보상에 대한 합리적인 협의 진행 계획”
터무니없는 보상…공정위 심의지연 문제 삼을 예정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제빵 프랜차이즈 업계 3위인 크라운베이커리가 오는 9월30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계속되는 적자에 본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와 관련, 일부 가맹점주들이 “대기업인 크라운해태제과가 추석도 다가오는데 가맹점주들을 길바닥으로 내몰고 나몰라라 한다”며 불만을 쏟아 내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도 “추억이 담긴 빵집이 정말 사라지는 것이냐”며 안타까운 마음을 더해 크라운베이커리의 폐업이 논란이 되고 있다.
중견 베이커리업체 크라운베이커리가 25년의 전통에도 불구하고 오는 9월30일을 끝으로 우리 곁을 떠난다. 크라운베이커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프랜차이즈 시장을 선도하며 1990년대 초 제빵업계 최초로 TV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당시 톱스타인 김혜수와 최지우, 명세빈 등이 CF모델로 출연해 베이커리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조금씩 내리막길에 들어서다가 1998년 100% 순 우유로 만든 프리미엄 생크림케이크를 국내에 처음 선보여 다시 사랑을 받았다. 그 전까지의 크림케이크에는 식용유지가 들어가 미끌거리고 느끼했다. 그러나 크라운베이커리는 2010년 가맹점 수 252개에서 2011년에는 160개로 줄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97개까지 줄었다. 전국에서 가장 큰 시장인 서울지역에는 현재 12곳만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갑을논란’ 조용해지자 돌연 ‘폐업’ 선언
크라운베이커리는 폐업과 관련, 안내문을 가맹점주들에게 발송했다. 안내문을 받은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이 같은 방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 했다. 지난 5월 크라운베이커리의 가맹점주협의회는 ‘본사의 주문제도 일방 변경·반품 거부·케이크 배달서비스 폐쇄, 할인·적립카드 사용 일방 중단 등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폐점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크라운베이커리를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다. 당시 크라운베이커리는 “오해”라며 사업 철수를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 말을 바꿨고, 결국 사업 종료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현재 크라운베이커리는 “경기 불황으로 더 이상 대형 업체들과 경쟁이 어렵게 됐다”는 이유로 폐업을 선언한 상태고, 일부 가맹점주들은 폐업에 합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갑을 논란’으로 사회가 시끄러울 때는 사업 철수를 적극 부인하더니 이제 와서 크라운베이커리를 철수한다는 것은 웬말이냐”며 “또 철수 원인을 크라운베이커리 점주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점주는 “수십년 동안 함께 크라운베이커리를 이끌어왔는데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우리 탓만 하니 마지막까지 너무 허탈하다”며 “20년 이상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크라운베이커리를 다시 볼 수 없는 것도 안타깝지만 그 책임을 점주들의 탓으로만 돌리는 대기업의 뒷모습은 더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크라운베이커리 직영점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회생할 기회를 여러 번 놓쳐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막상 이렇게 문을 닫게 되니 난감하다”며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유제만 크라운베이커리 점주 협의회 회장은 한 언론을 통해 “개별합의를 한 매장도 많이 있다. 하지만 합의를 한 매장도 그동안 가맹점 고사정책으로 매장수지가 너무 악화돼 더 이상 정상 영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 할 수밖에 없어 합의를 한 것이다. 점주가 사업철수를 원한 것은 아니다”며 “현재 약 20%가량의 매장이 점주협의회 단체교섭에 참여해 개별합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맹점 계약서상에 갑이 파산한 경우, 가맹점 본사가 가맹 점주들에게 가맹 계약서에 명시된 1개월 평균 매입금을 기준으로 보상하고 있다. 하지만 크라운제과가 파산을 한 것이 아니고, 베이커리 사업부를 오너의 판단 하에 임의로 철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가 파산했을 때를 기준으로 적용해 보상합의를 진행하는 것은 원천무효다”며 “보상금액이 너무나 터무니없어 앞으로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를 통해 기업을 꾸려나갈 오너의 도덕성에 큰 오점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본사는 5월초에 주문 제도를 변경하면서 자체생산에서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바꿔 잦은 클레임 발생과 함께 제품의 질을 떨어뜨렸다. 제품의 종류도 절반으로 단종 시켜 매출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다음 달부터 빵의 공급이 중단될 경우 점주들 합의가 없는 무단공급중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불공정행위다. 6월20일 공동제소 건에 추가해 고발할 예정이고, 이미 고발자인 점주들로부터 그동안 본사 측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아무런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고 시일만 끈 공정위의 심의지연도 문제 삼을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대표이사 바뀐 뒤 부실경영이 원인?
일각에서는 크라운베이커리의 폐업이 경영진의 부실경영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 윤영달 회장의 부인인 육명희 씨가 크라운베이커리의 대표이사가 된 뒤 회사가 어려워 졌다는 것이다. 2006년까지만 해도 1000억 원이 넘었던 매출이 2007년에 들어서면서 974억 원으로 줄었으며 그 뒤 2008년 860억 원, 2009년 718억 원, 2010년 585억 원, 2011년 427억 원으로 계속 줄어든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2007년에만 13억 원에서 2008년부터 순손실로 전환 47억 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9년 39억 원, 2010년 15억 원, 2011년 49억 원으로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일부 가맹점주들은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가 치고 올라오는 동안 육명희 씨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며 “가맹점을 잃어가면서 오늘의 사태까지 번졌다”는 입장이다.
한편, 소비자들은 크라운베이커리의 빵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우유 생크림 케이크는 정말 맛있었는데” 또는 “유년시절 크라운베이커리 빵을 많이 먹으며 자랐는데 추억거리가 사라지니 안타깝다”, “3대 제과점 중 하나가 없어지는 게 씁쓸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견 가맹업체가 경기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브랜드를 접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대형 베이커리 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하지 않을까 걱정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도 “대기업의 독식이 심해지고 있다”, “크라운베이커리를 보면 영원한 승자는 없나 보다”, “비즈니스 세계는 정말 냉정하구나”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크라운베이커리 측은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폐업 보상에 대한 합리적인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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