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후기인 18C는 다양한 문화가 꽃을 피웠던 문예부흥기이다. 문예부흥의 정점은 문화를 사랑하고 백성의 삶을 어루만졌던 정조 때이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분원리 도공들의 푸른빛을 띤 조선백자, 다산 정약용의 설계로 완성된 수원화성 등이 모두 정조시대를 대표하는 문화라는 것에서도 그 말이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중 정조의 염원이 담긴 것이 있다. 임금의, 조선의 새로운 정치기반이 될 도시, 수원 화성이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자리한 수원 화성(사적 제3호)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보호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건축물이다. 성곽은 팔달산의 지형지세를 따라 나뭇잎모양으로 길게 뻗었다. 5.7km나 이어지는 성곽에는 기존 성곽의 허점을 보완하는 시설물이 가득하다.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옹성을 쌓고, 문 양쪽에 적대와 포루를 만들었으며,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성 안에 고이지 않도록 북수문과 남수문을 만들어 물길을 안정시킨 것이다. 단순히 돌을 쌓아 만든 것이 아니라 벽돌을 함께 사용해 만든 성벽 위의 건축물도 재미있다. 총 지휘시설인 장대, 전투지휘시설이자 좋은 쉼터인 각루, 군사가 다치지 않도록 방어시설을 갖춘 포루, 숨겨진 출입구인 암문, 망루이자 적극적인 공격방어시설인 공심돈, 봉수대와 포대의 기능을 하는 봉돈 등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성곽을 돌아보는 두세 시간 동안의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은 까닭이다.

수원 화성을 돌아보며 아쉬운 것은 공심돈의 내부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이다. 공심돈의 내부구조는 물론 화성성역의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6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위해 화성행궁에서 베푼 진찬연의 모형 등 화성에 대한 모든 것이 이곳에 전시되어있다.
수원 화성은 걷기 좋은 길이다. 하지만 노인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오랜 시간 걷기 어렵다. 이럴 땐 연무대 앞에서 출발해 팔달산을 오가는 화성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화성열차가 출발하는 연무대에는 국궁장이 있다. 이곳에서 전통의 활쏘기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수원 화성에서는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도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궁중무용과 풍물 등으로 구성된 토요상설공연이,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장용영수위의식이,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에는 정조임금의 명으로 백동수가 편찬한 무예도보통지의 24가지 무예를 선보이는 무예24기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장은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에 설치된다. 느티나무 고목이 너른 그늘을 드리워 한낮의 따가운 볕을 피할 수 있는 장소이다.

화성행궁 안에서도 다양한 체험이 이루어진다. 복식체험, 궁중전통체험, 민속전통체험 등이다. 그중 궁중종이꽃체험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 상에 올려 무병장수를 기원했던 복숭아꽃을 종이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꽃 한 송이, 꽃부채, 복숭아꽃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체험이 준비된다.
수원에는 수원을 시작점으로 삼은 것이 많다. 그 첫 번째는 화장실문화운동의 산실, 해우재이다. 수원은 1990년대 후반부터 화장실 문화운동을 펼쳤던 고 심재덕씨가 시장을 지낸 곳이다. 그는 ‘미스터 토일렛(Mr. Toilet)’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화장실문화개선에 힘썼다. 이 운동은 이후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로 화장실문화운동으로 펼쳐지면서 2007년엔 서울에서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가 열리기에 이르렀다. 해우재는 창립총회를 기념하며 자신이 30여 년 간 살던 집을 헐고 변기모양으로 지은 집이다. 실제 생활공간으로 사용하던 이 집은 이후, 수원시에 기증되어 화장실문화전시관이 되었다. 전시공간으로 탈바꿈되는 과정에서 집안의 생활시설물은 사라졌지만 집 가운데 있는 화장실만은 그대로 두었다. 화장실 양 옆 벽을 투명유리로 만들어 화장실 자체도 생활공간으로 끌어들인 고 심재덕 씨의 생각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평상시에는 이곳에 앉아 전면의 유리창을 통해 정원을 즐기거나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는 공간으로 사용했다고. 볼일을 보는 동안에는 투명유리는 불투명 유리로 바꿀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과거 우리나라의 화장실과 변화된 현재의 화장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꿈과 똥 이야기, 똥과 관련된 속담 등 재미있는 화장실이야기도 가득하다.
수원을 시작점으로 삼는 또 하나는 경위도원점이다. 경위도원점은 우리나라의 모든 위치의 기준이 되는 점으로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자리한 국토지리정보원 내 지도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조선시대, 국토 곳곳을 다니며 대동여지도를 그린 김정호 선생의 동상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지도박물관 실내전시장에서는 고지도와 함께 현대의 지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도구가 사용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60%가 겹치도록 촬영된 두장의 사진을 입체경을 통해 보며 지도의 입체감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수원시청 문화관광과 031)228-2190
△출처: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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