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병원이 내부에서 노동조합의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건국대 병원의 ‘기존 노조’와 지난해 11월 출범한 신규노조인 ‘희망노조’가 비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양상이다.
올해 1월께부터 희망노조 소속 일부 직원들은 병원 내부게시판 등에 기존 노동조합 고위간부가 노조 납품업자로부터 현금 수수 및 향응 접대 등을 받았다는 비리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이 같은 내부 갈등에 병원 측이 특정노조를 지지하는 입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내부 구성원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나를 불러가지고 한 게…. ㅇㅇㅇ(노조 고위간부)이가 술값으로만 한 3000만원 정도를 가져갔어. 그럼 내 술값은 공짜냐? 공짜 아니지. 그 외에 현금으로 간 게 또…. 술값 외에도 그만큼 된다는 거야.
보험회사 ㅇㅇㅇ알지? 새벽 한시에 날 불러가지고 룸살롱이 술값이 엄청 비싼데 그걸 기억하는 게 뭐냐면 보험회사에서 결재할 사람이 있으니까 보자고 나오라는 거야. 전화가 온 거야. 그래서 나갔어.
술은 많이 마셨지. 난 현금 15만원카드 가지고 술값 계산할 놈 있다고 해서 나갔는데…. 그때 술값이 250만원 정도가 나왔는데…. 며칠 있다가 ㅇㅇ공원에서 ㅇㅇㅇ이랑 만났어. 만났는데 그놈이 아니…. 새벽 한 시에 불려나가서 돈 250만원 쓰고 온 거야. 250만원. 인간적으로 사람이 사람을 욕하면 안 되잖아. ㅇㅇㅇ(직책)으로서 처신을 잘못해왔다는 생각은 오래 해왔어”(납품업자 ㅇㅇㅇ씨 녹취록)
<뉴시스>는 지난 13일 건국대병원 노조 등 복수 관계자와 함께 납품업자 A씨와 노조 고위간부 사이에 오간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납품업자 A씨는 면목동 자신의 집 근처 호프집에서 노조 고위간부에게 현금 500만원을 오만원권으로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수시로 고위간부에게 룸살롱 등에서 접대를 해왔으며 이 금액이 3000만원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외에도 고위간부가 노조사무실의 전자열쇠 비밀번호를 A씨에게 알려준 뒤 수시로 돈 봉투를 놓고 가게 했다는 등의 주장도 제기됐다.
A씨는 녹취록에서 “새벽 1시에 불려나가 룸살롱 비용 250만원을 대신 내주는 등 접대를 해왔다”며 “룸살롱 접대만 3000만원이고 현금으로 준 것도 그 정도 된다”고 주장했다. 또 “고위간부가 노조인사로서 처신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진작부터 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 업자는 이 같은 녹취를 남긴 직후, 건국대 병원과 기존 노조 측에 번복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직원들의 행동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까지 발송했을 정도다.
<뉴시스>는 “이 납품업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기존의 핸드폰 번호 등을 모두 바꾸고 연락을 끊은 상태라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건국대 병원 관계자는 “업자가 노조와 관련된 납품업을 하는 사람이라 당장 분한 마음에 말을 꺼냈다가 곧 후회했을 것”이라며 “건국대 병원 노조는 아주 크지 않지만 이 문제로 인해 다른 거래처까지 모두 잃으면 큰일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 건국대병원 노조 고위간부는 “사실 무근이다”라고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비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한 상태”라며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납품업자의 녹취록에 대해 그는 “술을 마시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나중에 납품업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적 결과가 나오면 이런 주장을 했던 사람들에게 하나하나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건국대병원이 노골적으로 기존 노조를 편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통상 노노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사측이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지만 건국대병원은 기존 노조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는 주장이다.
병원 당국은 지난 1월21일 징계위를 열어 희망노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병원 측은 희망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귀하는 병원 직원으로서 병원 명예를 향상시키고 공사를 구분하여 항상 품위 유지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비방 글을 게재했다”며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근무기강을 문란케 해 경고한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또 “계속 유사한 행위를 할 경우 이와 관련된 민형사상 책임과 엄중 문책할 것임을 경고하니 각별히 유념하라”고 명시했다.
노조 내부의 문제 제기에 대해 사측이 특정노조를 상대로 ‘징계’를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사건을 제보한 업자 측에서 계속 이 문제를 거론하기 원치 않았다”며 “업자가 병원에 책임을 묻겠다고 통보해 와서 해당 인사들에게 경고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기존 노조가 사측과 유착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병원 측에서 비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기존 노초가 사측과 유착돼있다는 의혹과 관련, 병원 측은 “두 노조 간에 갈등이 있는 것은 병원 측에서도 인지하고 있고, 여러 갈등 때문에 두 노조가 법정 소송까지 가 있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두 노조끼리의 분쟁에 병원 측이 개입하거나,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