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가 드러낸 증권시장 ‘안전판 공백’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6 14: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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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스프레드 위반 31건…저이행 6건 중 5건 급락장 집중
DB→DC 6~7월 14만9710명·181.2%↑…일부 증권사 전환자 두 달 수익률 -10%대
▲ETF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최근 공개된 증권 관련 자료는 투자자가 감수하는 시장 위험과 별개로 위험이 커졌을 때 작동해야 할 안전장치가 충분한지를 보여준다. 고위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주가가 급락한 시기에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의무 이행률도 떨어졌다. 

 

증시 상승기에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으로 이동한 투자자는 전환 당시 옮긴 과거 근속기간의 적립금을 다시 DB형 적립금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상품 선택권과 직접 운용 범위가 넓어진 만큼 시장 급변기에 보호장치가 실제 작동하는지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에서 지난 5월27~8월12일까지 신고스프레드 위반이 31건 발생했다. 한 건당 일중 위반시간은 평균 17.32분이었다.

특히 호가 제출 의무 이행률이 95% 이하로 내려간 6건 가운데 5건은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8월3~5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8% 넘게 급락한 8월3일 'PLUS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의 LP 호가 제출 의무 이행률은 67.53%까지 떨어졌다. 위반시간은 121.77분이었다.

이 수치만으로 단일종목 ETF나 LP 의무 이행 저하가 주가 급락을 불러왔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LP는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해 ETF의 매매가격과 적정가치 사이의 괴리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급락장에서 호가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스프레드가 벌어져 투자자가 불리한 가격에 거래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LP 평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거래소의 올해 2분기 평가에서 26개 증권사의 평균 점수는 1분기 73.09점에서 68.93점으로 떨어졌다. 40점 만점인 의무이행 항목은 37.31점에서 33.98점으로 낮아졌다. 26개 증권사 가운데 부국증권을 제외한 25곳의 의무이행 점수가 하락했다.

다만 이 평가는 2분기 실적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8월 급락장에서 발생한 호가 의무 위반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2분기 평가 하락과 8월 위반 사례를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연결하기보다는 LP 관리체계를 별도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정무위 자료가 보여주는 또 다른 문제는 퇴직연금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7월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을 완료한 가입자는 14만97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3242명보다 181.2% 늘었다.

올해 1~7월 누적 전환자는 34만15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1% 증가했고, 전체 전환자의 44.0%가 6~7월에 집중됐다.

시장 상승기에 직접 운용을 선택한 일부 가입자는 이후 급락장을 맞았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서 올해 4~6월 DC형으로 전환한 가입자의 7~8월 단순 기간수익률은 각각 -10.7%, -10.2%였다.

다만 이 수치는 두 증권사의 해당 기간 전환 가입자만 집계한 것으로 전체 DC 전환자의 수익률을 뜻하지 않는다. 상품 구성과 매매 시점에 따라 개인별 수익률 차이도 클 수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전환 이후 선택을 되돌릴 수 있는 범위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면서 이미 DC계정으로 옮긴 과거 근속기간의 적립금을 다시 DB형 적립금으로 이전할 수는 없다.

다만 회사가 DB형과 DC형을 함께 운영하고 퇴직연금 규약이 허용하는 경우 향후 근속기간에 대해서는 다시 DB형을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DB→DC 전환 자체가 향후 근속기간까지 영구적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퇴직연금 업계에 따르면 DB→DC 전환 과정에는 투자자가 결정을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숙려기간이 일반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 한번 옮긴 과거 근속기간 적립금은 원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환 전 위험 고지와 투자 성향 확인, 충분한 설명 절차의 중요성이 커진다.

두 사안은 성격이 다르지만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투자자에게 더 많은 상품과 운용 선택권을 제공했다면 위험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이 급변할 때 가격 형성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장기 노후자금 운용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투자자가 충분히 숙고했는지까지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무위는 오는 8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고 19일 금융감독원, 22일 금융 분야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도 상품 도입 자체를 넘어 LP 관리와 투자자 보호장치의 실효성으로 점검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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