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45% 보유 ‘태광그룹’… 권리행사 나서며 ‘20년 갈등’ 재점화

황세림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6 16: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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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신고까지 간 내부거래 공방…장기화 조짐
주총서 이사회 ‘6대3 재편’…지배구조 갈등 격화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롯데홈쇼핑을 둘러싼 롯데쇼핑과 태광산업 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 롯데홈쇼핑·태광산업 CI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 1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확대 안건을 통과시키며 이사회 구성을 기존 ‘5대4’ 구도에서 ‘6대3’ 체제로 재편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의 상품 판매 구조가 롯데 계열사에 이익을 몰아주는 ‘통행세’ 성격의 내부거래라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태광 측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롯데쇼핑 등 계열사를 중간에 끼워 넣는 거래 구조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수수료율이 업계 평균보다 높아지는 구조가 형성됐다며 지적했다.

태광산업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롯데홈쇼핑 2대 주주로서 회사 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며 내부거래 구조 문제 제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은 “비정상적인 주장”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정면 반박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측은 주총 결과에 대해 “태광의 근거 없는 주장으로부터 이사회의 독립성과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비상식적인 문제 제기와 빈번한 외부 고발로 기업 경영이 심각하게 저해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에 피해를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태광이 최근 공정위 신고와 문제 제기에 나선 배경으로 경영권 견제 성격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가 주총을 통해 이사회 의석의 3분의2를 확보하면서 단독 특별안건까지 의결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자 2대 주주인 태광이 내부거래 문제 등을 제기하며 견제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 20년 간 이어진 ‘사돈 갈등’… 지배 구조 충돌 지속

 

▲ 롯데홈쇼핑 사옥/사진=연합뉴스

롯데와 태광의 갈등은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양측은 과거 홈쇼핑 사업 진출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협력 관계를 맺었지만 이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갈등 관계로 돌아섰다.

2005년 태광산업이 우리홈쇼핑 지분 약 45%를 확보했지만 이듬해 롯데쇼핑이 기존 최대주주 지분 약 53%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현재의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이후 롯데가 1대 주주, 태광이 2대 주주로 남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주요 경영 사안을 둘러싼 충돌도 반복돼 왔다.

실제로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을 당시 롯데홈쇼핑의 롯데건설 자금 지원 규모와 방식 등을 두고도 태광이 기업가치 훼손을 우려하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2023년에는 서울 양평동 사옥 매입 문제를 두고 태광이 공정위에 고발하면서 양측 갈등이 다시 표면화됐다.

홍성추 재계 평론가는 “롯데홈쇼핑 지분 구조는 롯데가 최대주주지만 태광이 40% 이상을 보유한 특이한 형태”라며 “40% 이상이면 이사회에서 주요 의사결정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한쪽이 지분을 정리하지 않는 이상 갈등이 쉽게 끝나기 어렵다”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내부거래나 경영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압박하는 방식은 재계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롯데가 이사회 구도를 재편해 장악력을 높인 것도 이런 견제 구조를 약화시키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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