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이어 OLED까지'...한-중 디스플레이 대전 점입가경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2-03-07 00: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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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시장 급성장하자 BOE 등 주요업체 대대적 설비증설...삼성-LG 필사적 대응
2026년 75조원대 성장 예상, 애플 공급망 진입하며 한국 맹추격

한국과 중국은 IT제조업 전반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스마트폰, 가전 등 완제품은 물론이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서도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대체로 한국은 개발기술과 생산기술, 중국은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지며, 한국이 앞서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유일하게 디스플레이 만큼은 다르다. 중국이 LCD 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한국은 서서히 LCD에서 발을 빼고 있다. 한-중 간 LCD대전에서 결국 중국이 승리하는 쪽으로 매듭지어진 상태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QD(퀀텀닷)-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적용해 개발한 첫 TV. 삼성은 이 제품을 이달 중순경 유럽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 연합뉴스>

 

LCD에서 중국에 밀려난 한국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승부수를 던졌다. 필사적으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비록 LCD는 BOE 등 중국업체들의 물량공세에 밀려났지만, OLED만큼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삼성, LG 등 국내업체들은 중국업체에 비해 기술적으로 상당히 앞서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이 OLED쪽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태생적으로 OLED는 LCD에 비교 우위를 가진 디스플레이 기술이란 점 때문이다. 수율개선과 원가만 낮춘다면, LCD는 대부분 OLED로 대체될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


실제 LCD는 액정과 백라이트라는 필수 부품을 사용하는 고유 특성상, OLED에 비해 반응 속도가 느리고 '경박단소화'에 불리하다. 화질면에서도 OLED가 근소하나마 우위에 있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고급TV에선 이미 OLED가 대세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2026년 75조원대 성장 예상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 타도를 외치며 맹추격한 끝에 역전에 성공한 중국이 이를 모를 리 없다. OLED가 태생적으로 LCD보다 한 단계 진화한 디스플레이란 점에서 OLED마저 한국에 역전한다면, 디스플레이 만큼은 중국이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중 간의 디스플레이 대전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중국 업체들이 OLED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맹추격에 나서자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표 주자인 OLED는 반도체와 함께 국내 기업들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분류된다. 차기정부에서도 OLED를 대표로하는 디스플레이 진흥 정책이 주요 공약으로 들어간 이유다.


현재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메모리와 같은 '초격차'를 유지할 수도 있고 LCD처럼 중국에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LCD에 이어 OLED 시장에서 추격이 빨라지는 이유는 OLED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글로벌 OLED패널 시장은 지난해 기준 425억달러에서 오는 2026년에는 630억 달러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약 75조원대의 매머드급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소형, 중대형 할 것 없이 전품목이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게 DSCC측의 부연 설명이다. 스마트폰용 OLED는 2026년까지 연평균 6%, 고성장 궤도에 진입한 TV용 중대형 OLED 패널은 연평균 9%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IT용 OLED 패널 시장규모는 2026년까지 무려 연평균 28%대의 고성장을 하며 전체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공급망 진입하며 한국 맹추격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전환되자 중국 업체들이 추격의 고삐를 조이기 시작했다. 특히 삼성이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OLED의 경우는 중국 업체들의 공격이 더 거센 분야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 채용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데다가 TV용 OLED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 패널 도입률은 2020년 32%에서 지난해 42%로 10%포인트 증가했고 올해의 경우 44%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수 년 내에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시장이 OLED로 완전 대체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인 BOE가 애플의 아이폰13 시리즈 공급망에 정식 합류,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BOE는 2019년과 2020년 애플의 품질·공정 테스트에 탈락하며 공급망 진입에 실패했으나 수차례 도전 끝에 최종 생산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2000년초반 하이닉스의 LCD자회사였던 하이디스를 전격 인수, 현재 LCD시장 1위에 오른 디스플레이 분야의 다크호스다.


여기에 CSOT도 최근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망 합류를 위해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톈마(Tianma)도 진입을 시도하는 중이다. 특히 BOE와 CSOT의 경우 이미 OLED 생산캐파가 우리나라가 견제할 정도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율 문제로 불량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진입장벽 높지만, 잠재적 위험요소
삼성과 LG는 LCD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OLED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가격경쟁에서 밀려난 LCD를 거의 포기하고 OLED에 집중하는 이유도 결국은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서다. LCD악몽이 재현될까봐 R&D와 설비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들은 OLED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아직 미미하나 중국 정부의 투자금 및 보조금 지급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BOE의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BOE는 실제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정부로부터 2조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중국업체들은 다만 아직은 TV용 대형 OLED 부문에선 선발 업체인 LG디스플레이에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아직 대형 OLED 양산 기술이 없지만 빠르게 준비 중이다. 빠른 시일 내에 양산화하면 국내 기업들에겐 큰 위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LCD 대비 OLED의 경우 생산기술 난이도가 높고 최근에는 폴더블 OLED 등으로 기술이 더 진화해 중국이 쉽게 추격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방심하다가 중국에 역전된 LCD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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