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내면 끝?”…법도 책임도 버린 대기업들, 장애인 고용률 외면한 ‘불법 방조’

최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9 06: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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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현대차 등 13곳, 법정 기준 위반하고도 943억 원 ‘돈으로 때운’ 면죄부
“사회적 약자 외면한 기업, 성장 자격 없다”…국회 “법 위반 기업 명단 공개해야”
▲삼성전자 서초시옥/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한국의 재벌 대기업들이 또다시 법 위에 섰다. 장애인 고용이라는 최소한의 사회적 의무를 외면하고도 거액의 벌금을 내며 ‘돈으로 면죄부’를 사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상위 20대 기업 중 13곳이 법정 장애인 고용률 3.1%를 지키지 않았고, 그 결과 납부한 부담금만 943억 원에 달했다. 법을 어기고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19일 공개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상시근로자가 많은 상위 20대 기업 중 13곳이 장애인 고용률 법정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는 장애인 근로자 비율이 1.95%로, 법정 기준 3.1%에 한참 못 미쳤다. 의무고용 인원 3,905명 중 2,453명만 고용해 1,400명 이상이 부족한 상태다.
 

그럼에도 삼성은 “점진적으로 개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지난 5년간 단 한 번도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2020년에는 법정 기준을 충족했지만 이후 해마다 후퇴했다. 

 

2022년 2.82%, 2023년 2.50%, 2024년에는 2.19%로 급락했다. 상시근로자는 7만 명이 넘었지만 장애인 고용은 줄어들었다. 

 

겉으로는 ‘포용과 상생’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장애인을 철저히 배제하는 이중적 행태다.

LG전자(2.62%), 이마트(2.82%) 역시 기준 미달이었고, 대기업 전체의 장애인 고용률 평균은 2.97%에 그쳤다.
 

이는 중소기업 평균(3.03%)보다 낮은 수치로, 자본과 인력을 모두 가진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에서는 오히려 ‘꼴찌’임을 보여준다.

장애인 고용을 기피한 대기업들은 그 대가로 막대한 금액의 고용부담금을 내며 ‘벌금으로 법을 덮는’ 관행을 반복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민간기업 상위 20곳이 납부한 부담금 총액은 943억 원. 이 중 삼성전자가 212억 원으로 5년 연속 1위, 현대차가 95억 원, 대한항공이 61억 원을 냈다.
 

하지만 이처럼 매년 수백억 원을 내면서도 고용률은 개선되지 않았다. 돈으로 책임을 사는 ‘재벌식 불법 운영’이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노동계는 “이제는 벌금이 아니라 제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전문가는 “대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법적 의무가 아닌 ‘비용 항목’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벌금이 면죄부가 되고, 법은 이미 유명무실해졌다”고 비판했다.

이학영 의원은 “장애인 고용은 기업이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최소한의 책임”이라며 “법을 어기고도 버젓이 사회적 기여를 말하는 대기업들의 태도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부담금 징수로 끝낼 것이 아니라, 법 위반 기업의 명단을 전면 공개하고, 의무고용 불이행에 대한 가중처벌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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